[스포츠][단상] 북중미 월드컵 3주/4주차끝, 이제는 승점4가 필요한 시대다.
파프왈력 작성일 07-01 조회 293
1. 우리의 월드컵은 끝났지만 월드컵은 안 끝났다
지난번 단상을 우리나라 남아공 전 바로 직전에 썼었습니다.
그리고 남아공전... 질걸 예상을 못해서 정말 힘들었습니다.
그치만 언제나 공평하고 위대한 시간이 흘렀고,
네, 이제는 평범하게 경기를 볼 수 있는 시간이 왔네요.
아무튼 그렇든 저렇든 지금은 월드컵의 시간입니다.
4년마다 돌아오는, 바로 지금이죠.
그래서 놓치지 않으려고 최대한 라이브로 보고 있습니다.
2. 48개국 체제에서는 토너먼트를 위해서 승점 4가 필요하다
솔직히, 정말로 솔직히,
남아공전 지고 나서도 토너먼트는 갈 줄 알았습니다.
그간 나름대로 여러 레벨 대회에서,
수많은 3위가 올라갈 수 있는 토너먼트를 목격했었고,,
경험상 승점 3, 1승2패면 올라갈 수 있었거든요.
그런데 왠걸, 모든 팀들이 승점 3으로는 안된다는 걸 알고 있는것처럼,
모두들 승점을 쌓기 시작하더군요.
사실 당연합니다. 우리조는 A조였고 A조3위가 승점 3이라면,
당연히 그 이후 팀들은 승점4 만들면 거의 진출일테니까요.
결국 이번 월드컵에서는 모든 3위팀의 최소 승점은 4였습니다.
(물론 3무 2위로 통과한 카보 베르데는 예외)
앞으로 마지노선은 1승1무입니다.
우리나라는 이렇게 유리한 고지에서 마지막 무승부도 못하다니...
떨어져야 마땅합니다...
3. PK 승부, 축구의 신의 변덕인가, 엄연한 실력인가,
독일-파라과이, 네덜란드-모로코 전에서 PK전이 있었죠.
PK전에 돌입한 순간,
양국 수천만 국민들의 마음을 떠올리게 됩니다.
역시 PK전은 너무도 잔인하지만,
아무 관계없는 제3자에게는 꿀잼입니다.
특히나 모든 팀 선수들이 죄다 PK에서는 새가슴이네요.
이렇게 요동치는 PK전 참 오랜만에 보는것 같습니다.
"축구란 90분간 공을 차고 독일이 승리하는 스포츠다"
독일이 가지고 있던, 특히 승부차기에 있어서의 강인함은...
이제 진짜로 과거 일이 되었습니다.
경기장을 가득 물들이던 오렌지 팬들,
그리고 녹색의 피치를 지배하던 오렌지 군단의 강력함은,
이번 미주 월드컵에서는 과거 명성만큼은 되지 못했습니다.
4 조별리그 3라운드 최고의 팀들
* 최고의 팀 // 에콰도르
독일이 에콰도르에게 진거 보고 바로 빙고에 대한 기대를 접었습니다.
마지막 경기에서 독일에게 끌려가다 2점을 넣어 역전이라니,
(비록 축구 개못하는 독일이지만, 크크크)
축구를 이렇게 하는 팀이면 토너먼트 올라가야죠.
* 최고의 경기 // 오스트리아 - 알제리 (이란의 눈물)
히혼의 수치를 갚아주겠노라는 알제리의 각오와 별개로,
경기 내내 오스트리아는 먼저 앞섰습니다만,
마지막 5분.... 알제리가 먼저 3-2를 만들었고,
그 순간 오스트리아는 이제 이란에 밀려 떨어지겠구나 했는데,
경기 끝나기 30초 전 마지막 헤더로 3-3을 만들었네요.
정말 이런 무승부는 두 팀이 하고 싶어도 못하는 무승부다 싶습니다.
마지막 경기라서 그냥 0-0 나오겠지 하는 선입견과는 반대로,
3라운드 최고의 다이내믹 게임이었습니다.
* 가장 운없는 팀 // 이란
이집트-이란전에서 이란은 정말 용감했습니다.
마지막 1분을 남겨놓은 역전골은
오프사이드가 아닌거 같았는데, 발가락 3센티를 못 넘었네요.
월드컵 기간 내내 개고생한 이란에게 행운이 있기를 내심 바랐지만,
...오스트리아-알제리 전의 경기 결과에 밀리고 말았습니다.
* 최고의 즐겜 팀 // 요르단
아르헨티나를 상대로도 요르단의 축구를 했습니다.
팀컬러 역습 플레이로 기어코 한 골을 뽑아냅니다.
어떻게든 공격을 하고 어떻게든 골을 넣는 팀이었습니다.
5. 어서와, 월드컵은 처음이었지?
과거 변방이었던 나라들 중 몇몇은, 이제 확실히 강국입니다.
징크스 파괴팀들의 전성시대네요.
하지만 약한 팀들도 그 나름대로 의미가 있었습니다.
특히 아시아 팀들이 이번에 많이 나왔고,
어떤 사람들은 대회 수준을 운운하지만,
지려고 나온 팀은 당연히 단 한 팀도 없었습니다.
단골의 한국, 일본, 호주, 이란, 사우디..
그리고 신참 이라크, 요르단, 우즈벡...
모든 팀들이 골을 넣었고, 승점을 얻을 수 있는 순간이 존재했습니다.
국민들이 월드컵 본선 첫골의 감동을 기억하고 패배를 가슴아파하는 경험,
그게 그 다음 본선 진출을 만들죠.
아시아 티켓이 늘어난 값을 했다고 봅니다.
6. 32강 토너먼트 첫날 단상
* 남아공은 생각보다 수비가 괜찮았다
- 우리가 남아공 전 너무 띄엄띄엄 보고 나왔다고 봅니다.
생각보다 수비벽이 매우 조직적이었습니다. (우리가 남아공 제대로 분석 못한게 맞더군요. )
캐나다의 강운이 조금만 더 적었더라면 경기 어찌 될지 몰랐습니다.
* 토너먼트 1라운드 전문팀 일본
- 멕시코처럼 16강 전문팀 (이젠 32강 전문팀이려나요)이 되고 있습니다.
선제점도 잘 넣는데 경기 막판을 넘어서질 못하네요.
이것도 경험이 계속 쌓이면 해결될 문제긴 하고,
그들은 아마도 계속 두드리겠죠.
일본 이번 대회 정말 잘 했습니다.
그치만 아침에 1-2 브라질 승을 확인하는 기분은,
참 한국인이라면 어쩔 수 없는 애증이다 싶습니다 흐흐
* 독일 너희 축구 개못하잖아
- 파라과이는 2002년 월드컵 16강전 독일전 패배를 복수했습니다.
당시 경기는 2002 월드컵에서 가장 팬없고 재미없는 토너먼트로 선정되기도 했었죠.
그에 비하면 오늘 경기는 화끈하게 재밌었습니다.
2승 후 2패...
어쩌다 독일이 후후후...
* 아틀라스의 사자들, 어디까지 갈 것인가
- 네덜란드도 강했지만,
사실 경기는 모로코가 좀 더 이길 자격이 있었던 것 같아요.
모로코는 일단 축구를 그냥 너무 잘합니다.
축구는 골을 넣기 위해 하는 것이다.
일단 앞으로 달리면 어떻게든 뒤에서 공이 올 것이다.
이런 것들이 다 믿음으로 엮여있는게 너무 잘 보입니다.
시원시원 화끈한 직선적 축구가 정말 매력적이고요.
모로코는 정말 4강 전력으로는 충분한 것 같습니다.
프랑스와의 8강전이 가장 고비가 되겠네요.
7. "이것으로 보통의 축구로 돌아갈 수 있어"
개인적으로 우리나라를 위한 9칸의 빙고...
정말 맘에 들지 않았었습니다.
남의 나라 경기들을 순수하게 즐기질 못하고,
소망을 담아서 경기를 봐야 하는게 너무 괴로웠어요.
그래서 마지막 우즈벡-DR콩고전이 쫑난 다음부터는
원래대로의 축구팬으로 돌아가
경기를 순수하게 즐길 수 있어서 정말 편했습니다.
모든 경기에는 스토리가 있고,
아직도 가슴이 뛰는 여러 경기들이 남아서
매일 기대되는 32강전입니다.
역시 월드컵은 재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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