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나카의 유혹, 김현수 선구안은 단호했다

플러스포인트        작성일 05-06        조회 3,947     

[OSEN=김태우 기자] 김현수(28·볼티모어)의 좋은 감을 경계한 탓일까. 다나카 마사히로(28·뉴욕 양키스)의 선택은 철저한 유인구였다. 그러나 선구안을 유지한 김현수는 이 유혹을 참아냈다.

김현수는 6일(이하 한국시간) 미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의 오리올 파크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의 경기에 선발 6번 좌익수로 출전했다. 지난 1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 선발 출전 이후 5일 만의 출전이었다. 다만 상대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양키스의 에이스이자, 일본을 대표하는 투수인 다나카가 김현수의 앞길을 막아섰다.

2014년 양키스 입단 이후 부상 이슈에도 불구하고 두 자릿수 승수를 따낸 다나카는 올 시즌 5경기에서 1승 평균자책점 2.87로 호투 중이었다. 이날도 거의 완벽한 제구, 그리고 회전이 좋은 공을 앞세워 장타력이 있는 볼티모어 타선을 철저하게 틀어막았다. 8이닝 동안 102개의 공을 던지며 5피안타 1볼넷 7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평균자책점을 2.29까지 끌어내렸다.

다나카는 구속이 빠른 선수는 아니지만 움직임이 좋은 싱킹패스트볼, 그리고 전매특허인 스플리터와 슬라이더 조합으로 상대 타자들의 배트를 피해가는 선수다. 이날은 낮게 제구도 잘 돼 볼티모어 타자들이 좀처럼 다나카를 제대로 공략하지 못하면서 무려 11개의 땅볼을 양산했다.

김현수도 2회 첫 타석에서는 2루 땅볼로 물러났다. 슬라이더를 공략했으나 타이밍이 맞지 않았다. 다나카의 승리였다. 그러나 4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다나카가 허용한 유일한 볼넷을 골라냈다.

다나카는 첫 세 개의 공을 홈플레이트에서 낮은 쪽으로 떨어뜨리는 변화구를 택했다. 여기에 방망이가 나가면 정타가 나기 힘든 좋은 공이었다. 그러나 김현수는 다나카의 공을 잘 골라내며 3B의 유리한 볼카운트를 만들었다. 그리고 3B-2S에서 역시 존을 벗어나는 88마일 스플리터에 눈길을 주지 않고 그대로 골라나갔다.

7회 세 번째 타석에서도 비록 유격수 땅볼에 머물렀으나 선구안은 빛났다. 다나카는 두 번째 타석과 같은 패턴을 택했다. 첫 두 개의 공을 모두 떨어뜨렸다. 하지만 김현수가 꿈쩍하지 않자 어쩔 수 없이 싱커로 정면승부를 할 수밖에 없었다. 김현수는 다나카로부터 6개의 공을 봤다.


이날 김현수는 다나카를 상대로 안타를 기록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는 볼티모어 타선 전체의 고전이었다. 그만큼 다나카의 제구가 좋았다. 이런 상황에서 인내심을 드러내며 볼넷을 골랐다는 점은 김현수의 컨디션이 나쁘지 않음을 증명한다. 결국 마지막 타석에서 내야안타를 치며 5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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