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선발로테이션 순번, 핵심은 윤석민
킥애스 작성일 04-03 조회 4,391
[마이데일리 = 창원 김진성 기자] "처음부터 1주일에 2번씩 들어가는 건 좀 그렇다."
KIA가 자랑하는 리그 최강 선발진. 핵심자원 양현종, 윤석민, 헥터 노에시, 지크 스프루일의 등판 순번이 궁금했다. 과거 스펙과 스프링캠프, 시범경기 준비과정을 통해 누가 1선발을 맡아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가 일찌감치 나왔다.
김기태 감독이 개막 미디어데이서 양현종의 개막전 등판을 발표했다. 자연스럽게 윤석민이 5일 LG와의 홈 개막전을 맡고, 2~3일 NC와의 2연전서 헥터 노에시와 지크 스프루일이 차례대로 나설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김 감독은 예상을 뒤엎었다. 지크를 개막전에 구원 등판시켰다. 그리고 헥터를 2일 1군에 등록하면서 선발 등판시켰고, 3일 선발투수로 또 다시 예상을 뒤엎고 윤석민을 내세운다. 대신 지크를 5일 홈 개막전에 내세우기로 했다. 김 감독의 치밀한 셈법을 통해 나온 결론이다.
▲계산된 지크 구원카드
지크는 1일 NC와의 개막전서 양현종에 이어 7회와 8회를 책임졌다. 35개의 공으로 2이닝 1실점했다. 패전투수가 됐다. 8회 손시헌에게 결승타를 맞았다. 결과적으로 KIA의 지크 구원카드는 실패했다. 하지만, 투구 내용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김 감독은 2일 창원 NC전을 앞두고 "며칠 전부터 고민했고, 준비했다"라고 털어놨다. 정작 NC 김경문 감독은 "1%도 예상하지 못했다"라고 털어놨다. 김 감독의 지크 구원등판은 성공하지 못했지만, NC의 허를 찌르기에 충분했다.
선발투수의 개막전 불펜 아르바이트. 평범하지 않은 선택이었지만, 이해할만한 시도였다. 김 감독은 "투구수는 35~40개 정도 생각했다. 점수 차가 크게 벌어지면 투입하지 않을 생각이었다"라고 했다. 김 감독은 지크를 무조건 개막전서 구원으로 쓸 생각은 없었다. 박빙 상황서 활용하되, 선발 등판에 지장을 주지 않는 선에서 강판시키려고 했다.
또 하나. 지크는 2일 불펜 투구가 예정됐다. 통상적으로 선발등판 이틀 전에 불펜 투구를 실시하는 걸 감안하면 애당초 김 감독이 처음부터 지크를 홈 개막전에 내정했다고 봐야 한다. 결국 불펜 투구를 실전 구원 아르바이트로 대신한 셈이다. 하지만, 개막전이라 무리한 기용은 아니었다. 한편으로 김 감독으로선 양현종과 지크를 개막전부터 동시에 투입, 우승후보 NC에 기선제압을 하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다. KIA는 지난해 NC에 발목을 많이 잡혔다. 김 감독의 개막전 지크 구원등판 카드는 즉흥적인 발상이 아니었다.
▲윤석민 향한 배려
애당초 김 감독은 1일 개막전과 5일 홈 개막전을 양현종과 윤석민에게 맡기려고 했다. 두 사람에게 직접 결정하라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그러나 양현종을 개막전 선발로 내정한 김 감독은 윤석민의 홈 개막전 등판을 포기했다. 명분보다 실리를 택했다.
선발로테이션상 5일 홈 개막전에 선발 등판하는 투수는 4일 휴식 후 10일 KT와의 원정경기에 또 다시 선발을 맡는다. 하지만, 김 감독은 "지난해 마무리를 맡았던 석민이에게 처음부터 4일 휴식을 주고 싶지 않았다"라고 털어놨다. 선발투수 루틴을 오랜만에 익혀가는 윤석민에게 처음부터 타이트한 휴식일을 부여하고 싶지는 않았다. 더구나 윤석민은 시범경기서 이닝을 거듭하자 힘이 떨어지기도 했다. 아직은 선발로서의 스태미너를 끌어올리는 중이다.
김 감독은 윤석민을 3일 창원 NC전에 선발 등판시키기로 했다. 윤석민은 5일 휴식 후 9일 수원 KT전에 다시 선발 등판한다. 그럴 경우 선발투수들 중 가장 늦게 화요일, 일요일 주 2회 등판(4일 휴식) 일정을 맞이한다. 윤석민으로선 홈 개막전을 피하면서 부담감도 덜고, 4일 휴식 일정도 다른 선발투수들보다 늦게 소화한다.
결과적으로 KIA는 양현종~헥터~윤석민~지크~임준혁 순으로 시즌 초반 선발로테이션을 운영한다. 다만, 3일 창원에 비 예보가 있다는 게 변수. 만약 이날 경기가 비로 취소되면 김 감독은 홈 개막전에 그대로 지크를 내세우되, 윤석민과 임준혁을 6~7일에 적절히 배치할 가능성이 크다. 이럴 경우에도 윤석민에게 화요일-일요일 주 2회 선발등판 스케줄을 최대한 늦게 배정하는 걸 기본원칙으로 삼을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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