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단상] 북중미 월드컵 2주차 끝, 침대축구는 없다 (99%)

코프키드        작성일 06-24        조회 257     

1. 멕시코전은 졌지만 그래도 매일 새로운 경기가 있다.


다들 비슷하셨겠지만,
멕시코전은, 질땐 지더라도 아 그렇게 골먹는건 좀...
하는 경기였지요.

우리가 골을 제대로 먹혔다면 상대를 칭찬이라도 해줬을텐데,
욕 밖에 할 수 있는게 없다니 (ㅠ_ㅠ)
많이 아쉬웠습니다.  

저번주 금요일은 하루 종일 기분이 좋진 않더군요.

그러나 그것도 잠시, 그 다음 날 아침부터 조별리그 2회차가 돌아가기 시작하니,
어제 진건 어제 일이 되었습니다.

확실히 축구는 재밌어요.
이게 월드컵입니다.
This is football.


2. 침대축구가 99퍼센트 불가능하다.


이번에 FIFA가 룰을 눈에 불을 켜고 바꾼 보람이 있습니다.
악명높았던 중동과 남미 팀들이 더 이상 피치에 누울 수가 없습니다.
확실히 플레이타임이 확 늘긴 했습니다.

엄살 부리면 1분 퇴장이라는 무시무시한 룰 덕분인 듯 합니다.

근데 그렇다고 시간끌기가 없느냐?

아니죠... 1%가 있더군요.
골키퍼가 뻗으면 대책이 없습니다.
물론 시간은 다 카운트 해주지만...
터키-파라과이전에서 파라과이 골리의 노련함에는 박수쳐주고 싶더군요.
[다른 선수들은 못 누우니 내가 눕는다. 어쩔건데??]

그 외에도 규정의 빈 틈을 노리는 얍삽한 플레이...과연 달인들입니다 크크.


3. 크랙들의 계속되는 대결


아래 글에도 있지만,

아르헨티나-노르웨이-프랑스 경기일,
그리고 다음날의 잉글랜드-포르투갈 경기일,

메시, 음바페, 홀란, 케인, 날두.... 가장 흥미진진한 날들입니다.

오늘은 또 골을 어떻게 넣을까? 기대가 됩니다.
오늘은 또 어떤 땡강을 부릴까? 역시 기대가 됩니다.

그리고 그 함정을 피해가는 자에게는 당연히 찬사를 보낼 수 밖에요.

포르투갈-우즈벡의 양상이 정말 흥미로웠습니다.
호날두를 미끼(디코이)로 사용하는 전술이 시시때때로 나옵니다.

호날두가 안 찬 프리킥 어시스트도 재밌었지만,
아무 생각없어 보이는 호날두에게 로빙을 넣어주는 어시스트도 기가 막히더군요.
비록 골은 안되었어도 포르투갈의 번뜩이는 재치가 보였습니다. (Positive)



4. 축구는 팬으로 완성된다.


[노르웨이 사람들의 바이킹 노젓기 세레머니]...

분명 아이슬란드 때는 박수만 쳤던거 같은데,
역시 원조 바이킹의 노젓기 세리머니는 전율이 느껴지네요.

역시 축구에서 최고의 응원도구는 "사람들의 목소리"입니다.

그것도 팬과 선수단이 동시에 "문화"로서 보여주는 건
정말 순수하게 희열을 느끼게 했습니다.
캬...노르웨이 사람들은 얼마나 뽕이 찼을까요... 흐흐흐.


5. 영대영이라고 무조건 재미없지는 않다.


0-0 경기가 속출하기 시작한 2라운드,
하지만 강팀과 비긴 팬들의 얼굴에는 자부심이,
(퀴라소, 이란, 가나)
약팀과 비긴 팬들의 얼굴에는 당혹감이 가득합니다.
(에콰도르, 벨기에, 잉글랜드)

0-0이 가장 재미없다고는 하지만,
기어코 승점을 거둔 약팀들에게는 이미 작은 승리나 다름없습니다.

특히 오만 고초를 다 겪고 있는 이란...
진짜 미국 너무한다 싶다보니 계속 응원하게 되더군요.
벨기에-이란 전에서 베이란반드의 선방은 정말 마법같았습니다. 그걸 어떻게 막았지?



6. 최고의 팀들


* 약팀이지만 수비만 하진 않을거야 : 아시아 팀들 / 특히 요르단!

아무리 아시아팀들이 동네북이라고는 해도,
무조건 수비만 하지 않는게 이번 월드컵의 특징인것 같아요.

특히 요르단의 역습축구는 정말 여러번 사고를 칠 뻔 했습니다.
그 역습의 알제리를 거의 다 잡았었는데!

첫 월드컵이란 어쩔 수가 없나 봅니다.
다음에도 나오면 돼!


* 2라운드 최고의 자이언트 킬링 : 파라과이

튀르키예를 상대로 초반 중거리를 넣은 다음 끝까지 속속들이 괴롭히는 파라과이...
아까도 얘기한 그 1프로의 시간끌기로 튀르키예 멘탈을 탈탈 터는 모습...
이게 진정한 남미 축구다! 라는 느낌이었어요.

인정입니다.
니들이 사람 속 긁기는 세계 최강!



* 2라운드 최고의 경기 : 우루과이 - 카보 베르데

눈을 뗄 수 없는 흥미진진한 경기였어요.
이번 2라운드의 최고 경기로 뽑고 싶습니다.

카보 베르데는 이번 월드컵에서 더 높이 올라가길 기원하게 만드는 팀입니다.
강팀 우루과이를 상대로 기가 막힌 선제골,
그리고 더더욱 기가 막힌 동점골...

그리고 겨우 15만 한 줌 국민들의 놀라운 성원...
응원 참기가 쉽지 않습니다.



* 2라운드 최고의 팀 : 일본

일본 얘기하면 아무래도 우리나라와의 라이벌리가 있다 보니
순수하게 축구 얘기만 하기가 어렵기는 하지만요,
그래도 역시 2라운드 최고의 팀을 뽑으라면, 일본이지 않을까 합니다.

...아시아의 체구를 가지고는 축구에서 강팀이 되기에는 꽤 많은 불리한 점이 있습니다.
아시아 최장신의 우리나라도 사실 어려운 부분이기도 합니다.

유럽 대비 하지장이 상대적으로 짧은 체형의 문제도 있고,
아프리카/남미 대비로는 동일 신장에서 탄력과 힘이 밀립니다.

게다가 일본인들은 사실 뼈대 자체가 우리나라 사람들보다 호리호리해서
더더욱 몸싸움이 쉽지 않을거란 말이죠..

그런데도, 그들은 길을 찾았습니다.

개개인의 체격, 축구 재능과는 별도로,
오로지 팀 차원의 축구 호흡 그 자체로...
진심인 상대를 처음부터 끝까지 축구 지능과 속도로 압살하는 경기를,
일본은 월드컵 레벨에서 시현했습니다.

일본 특유의 그 집념과 퍼포먼스에 축하를 보내면서....
그들이 했다면 우리도 언젠가는 도달할 것이다..라는 생각도 듭니다.

뭐 십년 이십년 느리면 어때요. 목표가 있다면 따라가면 되죠.



7. 캐나다 또는 스위스? 상대방 상성이 좋지는 않지만,

2라운드 통과할 경우 캐나다 또는 스위스를 만날 확률이 높습니다.
둘다 참 만나기 싫은 조합이네요.
아예 체코처럼 키만 크면 모르겠는데 속도도 있고 패스웍도 상당합니다.
(특히 스위스는 [산에 사는 독일]이라고 봐야 한다 봅니다)

여기부터는 기세입니다.

내일 경기 비겨도 올라간다, 져도 운좋으면 올라간다...
이런 게 목표가 되면 안되죠. 바로 2라운드 광탈일겁니다.

자비없이 남아공을 일단 이기고, 최대한 높이 가봤으면 좋겠습니다.


8. 이제 3라운드가 시작됩니다.

지난주 금요일,
[뭐 한국 전문 일진 멕시코에게 질 수도 있지..] 라고, 스스로 신포도를 먹었었는데...
그렇다고 그렇게 지길 바란 건 아니었단 말이죠?

참 시간 지날수록 속이 많이 쓰렸습니다.

그 결과는 바꿀 수 없으니,
내일은 2라운드 진출이 아닌, 우리 대표팀의 승리!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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