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다시보는 2018년 평창 쇼트트랙 여자 계주 준결승 - 대한민국은 어떻게 따라잡았나?

얄랴뽕따이        작성일 02-09        조회 62     



생각날 때마다 보는 명경기입니다. (KBS 버전)


우리나라는 쇼트트랙에 대표 선발전 5위까지 데려가면서, 전통적으로 5번 선수가 계주 준결승에 출전합니다.
우리나라 선수들의 실력을 고려하면 5번 선수로도 예선 통과엔 큰 문제가 없고, 준결승을 뛰어야 같이 메달을 받을 수 있으니까요.

5번 선수가 들어간 자리에 보통은 4번 선수가 빠지지만, 선수들의 컨디션도 당연히 고려 요소가 됩니다.
이 경기에서는 5번 이유빈 선수가 들어간 자리에, 3번 선수인 김아랑 선수가 컨디션 난조로 빠지고, 4번 김예진(이후 김리아로 개명) 선수가 출전하게 되었습니다.

또 이제 많은 분들이 아는 내용이지만, 총 4명이 뛰는 계주는 선수들의 체력을 고려하여 정석적인 바퀴수 분배가 정해져 있습니다.
1번 주자가 우선 1바퀴를 타고, 그 뒤로는 계속 1.5바퀴씩 교대로 총 4턴을 타고, 마지막 2바퀴를 2번 주자가 탑니다.
이렇게 되면 2번 주자 8바퀴, 1번 주자 7바퀴, 3,4번 주자는 6바퀴를 타게 되는거죠.
따라서 에이스가 2번에 서고, 2>1>4>3 순으로 잘 타는 선수가 배치됩니다.

마지막 주자는 반드시 2바퀴를 타는건 룰이고, 나머지는 정석입니다.

물론 정석은 정석일 뿐이고, 경기 상황이나 전략에 따라서 중간에도 한 선수가 2바퀴 이상을 탈 수도 있습니다.
예를들어 다른 팀이 교대를 하느라 잠시 느려지고 코스 방어를 못할 때 허를 찔러 계속 달려서 추월하는 전략은 많이 알려져있죠.
하지만 정석이 존재하는 이유는 그것이 현재까지 검증된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기 때문이고, 당연히 변칙은 리스크가 존재합니다.
남들이 교대할 때 같이 교대하지 않으면 엉켜버리거나 아예 교대를 못해버리는 상황도 생깁니다.

상대가 교대하는 틈을 타서 치고 나가는 전략의 경우 아웃코스로 크게 돌아 추월하고 바로 다음 직선 코스에서 교대를 하게 되는데, (즉 0.5바퀴 추가)
만약 추월을 완벽하게 못해서 인코스를 점유당하거나, 추월에 성공해도 격차를 충분히 벌리지 못하는 경우에는
우리팀만 홀로 교대를 하는 상황에서 다음 주자가 들어갈 공간이 충분히 못해서 교대에 실패하고 반강제적으로 바퀴를 더 도는 경우가 있습니다.

평창 여자 계주 결승에서도 김아랑 선수가 교대 없이 아웃코스를 치고 2바퀴를 탔는데,
충분히 치고 나가지 못한 상황에서 상대의 견제로 교대를 못해 2.5바퀴까지 전력으로 탄 뒤 교대 중 넘어져서 큰일날 뻔한 일이 있었고
베이징 올림픽 결승에서도 최민정 선수가 초반에 2.5바퀴를 타게 되면서 전열이 흐트러졌죠.





(SBS 버전)

아무튼, 이 준결승에서 우리는 [심석희-최민정-이유빈-김예진] 순으로 출발해 캐나다,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AR), 헝가리와 경쟁합니다.

평온하게 출발해 심석희-최민정-이유빈으로 이어진 뒤, 김예진 선수로 교대하려는 찰나 [이유빈 선수가 넘어지고 맙니다.] (0:37)
김예진 선수는 대기를 위해 이미 앞으로 가는 중이어서 돌아가기 어렵고, 가까이 있던 최민정 선수가 기민하게 들어가 극적으로 교대에 성공합니다. (0:44)

20180210211816718_000_prev.jpg
오래 화제된 그 유명한 터치


이 장면을 본 다른나라 선수들은 한국을 떨어트릴 절호의 찬스로 보고 경기 초반부터 페이스를 끌어올립니다.
(사실 아무튼 2위라도 할 자신이 있는 캐나다가 피치를 높이고, 다른 팀은 어쩔 수 없이 말려든 셈이긴 하죠)

이 상황에서 한국은 뒤쳐진 것도 문제지만, 김예진의 자리에 최민정이 들어가면서 순번이 바뀐 것도 문제이고,
넘어진 이유빈의 컨디션이 어떨지 등 신경쓸 것이 많은 상황입니다.

[심석희(1바퀴)-최민정-이유빈-최민정]

이유빈 선수가 경기장을 크게 돌아서 안쪽으로 돌아오고 마음을 추스르는 동안 나머지 선수들은 스피드를 높이며 경기를 계속합니다.

최민정에 이어 김예진-심석희 순으로 이어 받고 이유빈이 들어와서 1.5바퀴를 잘 돌면서 전열을 가다듬는데 성공합니다.
아무튼 주자 순번은 김예진-심석희-이유빈-최민정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다시 차례를 넘겨 받은 최민정은 혼자 2바퀴를 돌아서 격차를 더 좁힙니다. (1:44)

[심석희(1바퀴)-최민정-이유빈-최민정-김예진-심석희-이유빈-최민정(2바퀴)]

다른 팀과 교대 순서가 바뀌었지만 어차피 간섭은 없는 상황에서 김예진은 그냥 1.5바퀴를 돌았고,
다음 턴인 심석희 차례에서 다른 팀을 따라잡는 상황이 오자 1바퀴만 타고 바로 교대하며 다른 팀과 교대 타이밍을 맞춥니다. (2:12)

[심석희(1바퀴)-최민정-이유빈-최민정-김예진-심석희-이유빈-최민정(2바퀴)-김예진-심석희(1바퀴)-이유빈]

이제 사실상 제로부터 다시 시작하게 된 레이스는 이어진 최민정 차례에 3위, 다음 김예진 차례에 2위, 다음 심석희 차례에 기어이 1위로 복귀합니다. (3:01)
초반부터 너무 페이스가 빨라진데다 한국이 순위싸움에 끼면서 치열해지자 캐니다를 제외한 나머지 두 팀은 낙오됩니다.

[심석희(1바퀴)-최민정-이유빈-최민정-김예진-심석희-이유빈-최민정(2바퀴)-김예진-심석희(1바퀴)-이유빈-최민정(3위)-김예진(2위)-심석희(1위)]

이제 추가적인 변수가 없다면 이유빈-최민정-김예진-심석희 순서로 각자 1번씩만 타면 경기가 마무리됩니다.

이유빈은 아까의 부진을 만회하듯 1위를 사수하며 최민정에게 턴을 넘기고, 자신의 역할을 끝냅니다.
이미 1위 안정권에 들어온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최민정은 마지막 주자가 되지 않은 것이 아쉬운 듯, 또다시 2바퀴를 타는 기염을 토하며 격차를 벌립니다.
마지막 주자가 2바퀴를 타야하므로 김예진은 1바퀴만 탄 뒤 심석희에게 자리를 넘깁니다.
심석희가 골인하고 난 뒤에 나온 결과는 올림픽 신기록이었습니다. 기록이 중요한 종목은 아니지만, 그만큼 엄청나게 치열하게 탔다는 얘기죠.

[심석희(1바퀴)-최민정-이유빈-최민정-김예진-심석희-이유빈-최민정(2바퀴)-김예진-심석희(1바퀴)-이유빈-최민정(3위)-김예진(2위)-심석희(1위)-이유빈-최민정(2바퀴)-김예진(1바퀴)-심석희(2바퀴)]

최종적으로 최민정 8.5바퀴, 심석희 6.5바퀴, 김예진과 이유빈은 6바퀴를 탔습니다. 결과적으론 최민정이 +0.5, 심석희가 -0.5가 된 것이죠.
하지만 최민정은 아무리 초반이지만 이미 직전에 1.5바퀴를 돈 다음, 1.5바퀴만에 다시 이유빈에 이어 갑작스럽게 1.5바퀴를 또 돌고,
뒤이어 2바퀴를 2번이나 타는 실로 괴물 같은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것도 바로 앞에서 가려주는 다른팀 선수 없이 공기저항을 완전하게 받은 상태에서요.
물론 나머지 선수들도 계속해서 역주를 보였고, 선수들의 저점이 높은 탄탄한 선수층이 돋보였습니다.


경기 후에 선수들은 긴장이 풀리지 않는 듯 굳어진 표정을 보였습니다.
홀로 인터뷰에 응했던 김예진 선수는, 연습 때 다 대비했던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

제가 쇼트트랙을 가장 열심히 보던 시기라 아직도 생각이 많이 나는 경기입니다.
아무래도 만약 5번 선수의 실수로(안그래도 막내인데) 올림픽 준결승에서 탈락한다면, 그건 그 선수에게도 너무 가혹한 일이라 경기 보면서 애가 많이 탔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나 이토록 멋진 경기를 했던 이 팀은 안타깝게도 여러가지 문제가 있었던 것이 나중에 밝혀졌고, 이에 휘말리지 않은 선수들도 각자 사건사고와 부상으로 커리어가 순탄치 않았습니다. 씁쓸한 일입니다.



이번 출전하는 선수들의 선전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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