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볼 부른 강정호의 속임 동작…"주자 묶으려 했을 뿐"

슬로워크        작성일 09-26        조회 4,866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분명히 잘못한 행동이다. 하지만 그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있다."

경기가 끝난 뒤에도 미국프로야구 워싱턴 내셔널스 수장 더스틴 베이커 감독은 분이 풀리지 않은 듯했다.

강정호(29·피츠버그 파이리츠)는 공을 잡지 않은 상태에서 태그 동작을 취했고, 브라이스 하퍼(24·워싱턴)는 어정쩡한 상태에서 슬라이딩하다 왼쪽 엄지를 다쳤다.

중심 타자가 부상을 당한 장면에 워싱턴은 분노했다.

그리고 강정호 타석에서 위협구까지 나왔다.

피츠버그는 강정호의 등 뒤를 향한 빈볼에 문제를 제기했다.

26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PNC 파크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피츠버그와 워싱턴 경기에서 일어난 장면이다.

베이커 감독은 "양쪽 의견이 다르다. 논란은 이렇게 생긴다"고 했다.

3회초 하퍼는 우익수 왼쪽으로 타구를 보낸 뒤 3루를 향해 달렸다. 2루를 돌면서 중계 상황을 파악한 하퍼는 슬라이딩하지 않고 3루를 밟으려고 했다.

하지만 강정호가 태그 동작을 취하자 급하게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했다. 베이스 가까이서 슬라이딩을 하려다 손가락을 다쳤다.

공은 강정호가 잡을 수 없는 곳을 향했다.

베이커 감독은 피츠버그 더그아웃을 향해 검지를 들어 보이며 불만을 표했다. 강정호의 속임 동작이 부상의 원인이 됐다는 의미였다.

3회말 강정호 타석에서 빈볼이 날아들었다.

워싱턴 선발 A.J. 콜은 강정호의 머리 뒤로 빠른 공을 던졌고, 주심을 바로 퇴장 명령을 내렸다.

양팀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뛰어들어 몸싸움 직전까지 가는 아찔한 벤치 클리어링도 나왔다.

베이커 감독은 다시 한 번 피츠버그 더그아웃을 향해 불만을 표했고, 클린트 허들 피츠버그 감독도 위협구에 대한 분노를 드러냈다.

'불문율' 해석이 만든 논란이었다.

야구는 속고 속이는 게임이다. 상대의 의도를 파악하면 한결 수월하게 경기할 수 있다. 반면, 상대를 속이면 경기를 풀어나가기가 쉽다.

강정호는 경기 뒤 피츠버그 포스트 가제트와 인터뷰에서 "상대를 다치게 할 의도는 없었다. 상대 주자를 3루에 묶어 두려고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송구가 자신이 잡을 수 없는 곳을 향했고, 하퍼가 3루를 돌아 홈까지 가려는 걸 막고자 '속임 태그 동작'을 했다는 해명이다.

사실 이런 장면은 메이저리그에서도 가끔 나온다. 2루 도루를 시도할 때 송구가 뒤로 빠지면 베이스 커버를 들어온 야수는 공을 잡은 척하며 주자의 진루를 막는다.

하지만, KBO리그만큼 이런 장면이 자주 나오지는 않는다.

속임 태그, 속임 포구를 자주 하는 KBO리그에서는 이 때문에 다치는 선수가 나오는 일도 드물다.

25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 경기에서 4회초, 한화 양성우가 2루 도루를 시도했다.

야수의 베이스 커버가 늦었고, 공을 2루 한참 뒤에서 잡았다. SK 야수진은 공이 외야수 쪽으로 빠진 것 같은 동작을 취했지만, 한화 양성우는 이에 속지 않고 2루에 머물렀다.

외야수가 포구할 수 없는 공을 잡은 척하거나, 잡을 수 있는 타구를 놓친 것처럼 속이는 동작은 자주 보인다.

메이저리그에서는 가끔 발생하는 장면이다.

자주 일어나지 않는 일에, 중심 타자가 다쳐 워싱턴의 분노는 커졌다. 그러나 이 부분은 여러 해석이 나올 수 있다.

빈볼은 다르다. '룰'이 있다.

벤치 클리어링에 적극 가담한 피츠버그 숀 로드리게스는 "위협구를 던질 수는 있다. 하지만 어깨 아래에 공을 던져야 한다는 건, 누구나 알고 있다"며 "3회 위협구는 강정호 머리 뒤로 향했다. 이건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공"이라고 말했다.

강정호를 향해 워싱턴 벤치의 야유가 쏟아졌다. 하지만 강정호는 항변할 근거가 있다.

머리 뒤를 향한 위협구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 주심이 위험한 빈볼을 던진 콜을 지체 없이 퇴장시킨 이유다.

머리 쪽을 향한 빈볼에는 '문화 차이'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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