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의 표명 가능성 암시' 이철근 단장-최강희 감독, "책임을 통감한다"
비가내리면 작성일 05-24 조회 4,336
최강희 감독과 이철근 단장이 전북 현대의 심판 매수 관련해 취재진 앞에 나섰다.
최 감독과 이 단장은 24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멜버른 빅토리(호주)와 경기가 끝난 뒤 이번 사건에 관련해 별도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앞서 23일, 부산지검 외사부는 전북의 C스카우트로부터 유리한 판정을 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은 혐의(국민체육진흥법 위반)로 2013년 당시 K리그 소속 심판 두 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C스카우트 역시 함께 불구속 기소됐다.
이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며 전북은 거센 비난에 휩싸였다. 리그 2연패로 쌓아올린 브랜드가 공든 탑처럼 무너지는 가운데, 이 단장과 최 감독이 각각 구단과 선수단의 수장으로서 기자회견에 나선 것이다. 다음은 이 단장, 최 감독과의 기자회견 전문.
최강희 감독=팀을 맡고 있는 감독으로서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막중한 책임을 느끼고 있다. 한 팀에 10년 이상 있으면서 구단이나 팬들, 선수들도 마찬가지로 지금까지 신뢰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며 팀을 운영해왔다. 하지만 한국 사회는 늘 책임지는 사람이 없어서 논란이 된 것 같다.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하고, 책임감을 많이 느끼고 있다. 아직 조사중이지만 모든 일이 정상적으로 밝혀지면 모두 그때 가서 말씀드리도록 하겠다. 이번 사태는 모든 책임이 전적으로 감독에게 있다고 생각한다. 구단도 피해자고 전북을 사랑하는 팬들, K리그 팬들께도 사죄드려야한다. 많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고 사태의 추이를 보고 다시 이 자리에 서서 말씀드리도록 하겠다.
이철근 단장=어제 언론 보도를 보고 경황이 없었다. 직접 사과를 드리고 신속하게 모든 처리를 했어야하는데 늦은 감이 있다. 긴급하게 사과문을 작성하다보니 미흡한 점이 있었다. 이번 일로 전북을 사랑하고 K리그를 사랑하는 팬들을 실망시킨 점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구단 책임자로서 조사 결과에 따라 후속 조치를 취하도록 하겠다. 책임자로서 약속드린다.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도 강구하겠다. 죄송하다.
-책임에 대해 언급했는데 범위가 어디까지인가.
최강희 감독=구단보다는 내가 책임져야한다고 생각한다. 스카우트도 코칭 스태프의 일원이고, 연도나 시기에 상관없이 내가 팀을 맡고 있는 중에 벌어진 일인 만큼 당연히 감독이 책임을 져야한다. 결과에 대해 확실한 얘기가 있어야한다고 본다. 한 가지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은 코칭 스태프와 원활한 소통이 가능했다고 생각했었다. 가족보다 더 중요한 사람들이고 어떠한 이야기도 내게 해야한다고 했는데 그러질 못했다. 전북을 사랑해준 팬들이 자부심을 갖고 응원해주셨는데 너무나 큰 실망을 안겨드렸다. 신뢰를 잃어버린 것은 돌이킬 수 없다. 언론이나 대중의 생각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누군가 사죄를 해야한다고 생각하지 않고, 심판 문제는 내가 선수시절부터 꾸준히 K리그의 골칫거리였다. 연맹도 더 좋아지기 위해 꾸준히 노력했는데 이런 부분이 우리 구단에서 일어났다는 사실에 대해 너무 충격을 받았고, 책임질 각오가 충분히 되어있다.
-이 사태를 가장 먼저 인지한 시점이 언제인가. 개인의 독단적인 행동이라고 했는데 어떤 경위로 스카우트가 돈을 건넸는지 파악하고 있는가.
최강희 감독=솔직히 내가 모든 걸 말씀드릴 수는 없다. 내가 팀을 떠나있었고, 그 시기에 팀이 어려워졌었다. 모든 일들이 누군가는 시작을 했는데, 불행하게 다녀오고 난 뒤 내게 얘기를 했고 조사를 받고 왔는데 무난하게 다녀왔다, 별 일 없다는 듯 얘기해서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은 것이 오히려 문제였던 것 같다.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코칭 스태프와 소통을 잘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부분이 더 크게 문제가 된 것 같다.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한 사람의 충성심일 수도 있고, 오랫동안 지인처럼 지낸 사람들과의 관계로 알고 있었다. 본인도 너무나 침통해하고 있기 때문에 자세하게 물어보지 못했다.
-구체적인 조사 내용은?
최강희 감독=조사받은 내용을 나에게 다 이야기하지 않았다. 조사를 받고 와서 시간이 지나서 나에게 조사를 잘 받고 왔다, 그렇게 얘기를 했다. 검찰 조사를 알기로는 참고인이나 대상에 따라 필요에 의해 부를 수 있기 때문에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최강희 감독이 책임을 지겠다고 했는데 단장의 입장은?
이철근 단장=구단의 책임자는 나다. 검찰 수사를 보고 결과에 따라 책임감을 통감하고 있다. 현재 검찰에서 어떤 결과를 알려주고 한 것이 아니라 언론 보도에 따라 확인할 수 밖에 없고, 이런 부분에서 검찰의 명확한 결과 발표 후에 결정하겠다.
-검찰 발표에 따라서 단장과 감독 모두 사의를 표명할 수 있다는 뜻인지.
이철근 단장=상황에 따라서 (그럴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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