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해축] PL 빅클럽들 현황과 개인적인 생각들
원망하기없기 작성일 11-01 조회 917
한번 작정하고 뇌피셜을 아주 가득 담아서 빅 6 팀들의 상황과 전망에 대한 글을 써봤습니다. 대놓고 막 지르는 글이니 그런가보다 하고 감안해주시면 감사할 것 같고 다른 의견이나 반박들은 언제나 환영입니다.
아스날
분명 오버페이스는 맞습니다. 유로파리그에서도 PSV에게 완패를 당하기도 했었고요. 리그에서 질만한 경기력이었는데 어찌저찌 꾸역꾸역 이겼다 이런 경기 비중이 생각 외로 높지는 않습니다만 그렇다고 10승 1무 1패 페이스가 앞으로도 계속 유지될 것이라 보이지는 않네요. 분명 자주 엎어지기 시작하는 시기가 오긴 할텐데 그래도 지금까지의 기세나 결과가 워낙 좋았어서 팬들이 우려하는 것보다는 적당히 잘 틀어막고 다시 페이스를 찾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 물론 여기서의 기준점은 현재 페이스나 리그 우승 따위가 아니라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목표로 할 때의 이야기입니다. 우승을 하려면 지금 페이스로 중하위권 팀들과의 경기를 대부분 쓸어가면서 맨시티와의 맞대결도 대등하게 가져가야 합니다. 그게 안될 것 같아요. 유로파에서의 경기력도 그렇고 현재 진첸코를 제외하면 풀전력으로 돌아가는 팀의 수준을 보거나 그 아래 대기하고 있는 로테이션 선수들의 상태를 보면 말이죠.
팬들이 아스날을 대상으로 하는 불안요소들의 대부분은 다른 팀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파티 부상, 체력 문제, 부실한 백업 등 굵직굵직한 주제들은 다 그런 셈이죠. 토마스 파티 같은 팀 내 핵심 자원이 부상당했는데 큰 타격없이 순항할 수 있는 팀은 없어요. 맨시티에서 홀란드가 부상당한다면, 토트넘에서 케인이 부상당한다면 이런 이야기와 같은 차원의 이야기입니다. 백업이 든든한 팀은 무슨 지금 주전으로 뛰고 있는 선수들 상태도 엉망인 팀이 빅 6에서도 대부분입니다.
저는 아스날이 뎁스 자체가 얕기만은 한 팀도 절대 아니라고 생각하고요. 수비진은 2명 정도 드러누워도 심각한 문제 없이 굴러갈 수준까지도 됩니다. 준주전급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전방 자원이 잘 안보인다는게 문제지만 사실 그것도 지금까지 아르테타가 보여준 운용을 보면 그런 선수가 있었다해도 요긴하게 썼을 것 같진 않습니다. 지나치게 주전/비주전을 갈라서 운용하는데 이런 식의 운용법은 주전, 비주전이 전부 다 잘하지 않는 이상 문제가 생길 수 밖에 없어요.
제가 주로 생각하는 불안 요소가 있다면 챔스도 아니고 유로파 소화하는 팀인데 체력적인 이점을 거의 누리지 못하고 있는 점, 그리고 제주스를 위시로 하는 최전방의 득점력 문제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몇몇 아스날 커뮤니티들을 둘러보니까 예전에 지루 때도 그렇고 요즘은 뭐만 하면 지난 시즌 라카제트 이야기 끌고와서 조리돌림하고 있던데 지금 아스날 상황이 그럴 때냐? 싶긴 합니다. 정작 지난 시즌 전반기 때는 필요 이상으로 고평가를 하더니...
맨체스터 시티
여기는 뭐 지금 상황에서 불안요소로 꼽을 것이 있나 싶긴한데... 아칸지 - 아케로도 센터백 세우고 맨유 압살하던 팀인데 뭐 더 할 말이 있나 싶기는 하고요. 지금 시점에서 돈 걸고 프리미어리그 우승팀 어딘지 맞춰보라고 하면 저는 한치의 주저함도 없이 맨시티에 걸겁니다. 누구 하나 부상당하는 걸로 시티의 승점 페이스가 큰 영향을 받을 것 같지도 않고요.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홀란드도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위력 자체는 줄겠지만은 그래도 꾸준히 승점 쌓을 역량이 되는 팀이에요.
그래도 굳이 몇가지 짚고 넘어가자면 중원이나 전방쪽 뎁스가 그 명성(?)에 비하면 생각만큼 호화롭지만은 않다는 점. 각각의 포지션에서 주전 바로 아래 준주전급 자원까지는 퀄리티가 괜찮은데 그 바로 아래가 좀 허전합니다. 갑자기 줄부상이라도 당하면 유스급 선수가 튀어나와야 할 수도 있겠다 싶더라구요. 그래도 다른 팀처럼 메꾸지 못할 함량 미달의 큰 구멍이 생길 것 같진 않지만 아스날과 달리 여기는 기준점이 리그 우승 정도에서 멈출 팀이 아니니까...
그리고 에데르송이 오락가락하는게 나중에 또 어떻게 작용할 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부진이 장기화되는걸 보니 일시적인 폼 저하 수준이 아닌거 같습니다. 여러모로 홀란드가 없었으면 예년만 못했을 수도 있겠다 생각이 많이 드네요.
토트넘
콘테가 승점 자체는 굉장히 좋은 페이스로 쌓고 있지만 이래저래 불안한 면들이 많이 보이는게 사실입니다. 왜 3위인지 모르겠다는 말들도 나오는 상황이니... 빅 6 중에서 주전 의존도가 가장 높은 팀이 토트넘입니다. 실제 출전 시간 비율을 봐도 그렇고 스쿼드 내실을 들여다봐도 그렇고요. 주요 선수 중 누구 하나가 부상이라도 당하면 타격이 꽤 클 것 같은데다가 주전들이라고 다들 좋은 폼을 보여주고 있는 선수들만 있는건 아니라서 이적시장 보강에 꽤 적극적으로 나서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그게 어떻게 될 지는 모르겠네요. 그동안 지출을 꽤 해오기도 했었고 콘테가 만족할 만한 퀄리티의 선수를 겨울에 영입할 수 있을지는...
토트넘이 얼마나 잘 치고나갈 수 있느냐는 클럽 바깥보다도 내부에 달려있지 않겠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콘테의 재계약 이슈도 그렇고 지금 팀의 전략과 전술이 선수들에게도 호의적으로만 받아들여지지만은 않을 것 같은 느낌까지 들거든요. 지금 시점에서 다소 헤매고 있는 선수들의 폼이 얼마나 반등할 수 있느냐도 중요할 것 같네요. 손흥민이나 비수마처럼 지금보다 더 잘할 수 있는 선수들도 있고 저는 양쪽 윙백 선수들도 지금은 욕을 많이 먹지만 지금보다 폼을 더 끌어올릴 수도 있을거라 생각을 합니다. 여기에 부상에서 복귀할 선수들도 있고...
손흥민 이야기를 잠깐 해보자면, 리그 13경기 중 12경기 무득점 이런 이야기도 돌고 있을 정도로 공격포인트 생산성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몸놀림이나 볼터치 등을 보면 오히려 신체적인 폼 자체는 좋아보이거든요. 개인적으로 전시즌 득점왕인 손흥민을 부당하게도 메짤라로 쓰고 있다 이런 식의 주장에 크게 동의하는 편은 아닙니다만 확실히 개인의 폼보다는 전술적인 움직임이나 상황 판단 등에서 다소 어려움을 겪고 있는 듯한 모습들이 보였던 것 같습니다.
뭐 결국 본인이 이겨내야 하는 점이기도 합니다. 상황적인 측면에서 가혹한 면도 있지만 본인 스스로가 찬스를 제대로 잡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거든요. xG 값도 부진한 편이고 그 부진한 수치보다도 더 낮은 득점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전 시즌, 그리고 그 이전 시즌들에서 손흥민이 보여줬던 모습을 감안한다면 좀 더 분발해줄 여지가 있습니다. 그렇게 손흥민이 제 페이스를 찾는 것은 토트넘이 경기력을 개선시키고 현재 승점 페이스를 유지 혹은 발전할 수 있는 필요조건이라고 봐야겠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확실히 텐 하흐가 빠르게 팀을 재구성하고 있습니다. 카세미루 - 에릭센 라인이 자리를 잡기 시작했고 호날두 같은 팀 내 내부적인 잡음들도 굉장히 좋은 대처로 무마해오고 있네요. 여기도 꽤 젊은 팀에 가깝고 솔샤르 때도 그랬지만 기세를 한번 타면 굉장히 좋은 페이스로 상승세를 이어갈 때가 많아서 흐름을 잘 타는 것이 중요할 것 같아요.
달롯과 에릭센, 리산드로가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게 고무적이고 호날두, 산초가 부진한게 아쉽습니다. 안토니는 괜찮긴한데 이적료 생각을 하면 살짝 아쉽긴 하지만 애초에 가성비를 생각할 케이스는 또 아닌거 같아서... 텐 하흐가 지금도 옥석가리기를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데 누가 살아남고 누가 내쳐질 지 그리고 누가 또 새롭게 영입될 지를 두고봐야 할 것 같아요. 실질적으로 시즌 말까지 스쿼드의 변동폭은 빅 6 중에서 맨유가 가장 클 것 같기도 합니다.
득점력이 다소 모자란게 단점이긴 합니다. 12경기 17득점인데 빅 6 중에서는 가장 안좋은 수치거든요. 이 부족한 득점력을 누가 메꿔주냐가 중요한 요소일 것 같아요. 안토니, 산초, 호날두, 마샬, 브루노까지 누구든 본인의 득점 페이스만 찾으면 팀에 큰 공헌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그 누구도 썩 믿음이 안가는게 현실이네요.
텐 하흐가 유로파리그에서도 매번 베스트 라인업에 가깝게 운용하며 핵심 선수들의 출전시간이 챔스급으로 쌓였다는게 한가지 아쉬운 점, 그래도 옥석 가리겠다고 여러명 돌려쓰다보니 몇몇 빼면 그 마일리지가 많이 쌓이지는 않았다는 점 정도가 참고사항입니다.
첼시
그레이엄 포터가 성공적으로 팀에 안착하나 싶었지만 주전 선수들이 줄부상을 당하면서 현재 다시 하락세를 겪고 있습니다. 리그에서만 3경기 연속 무승, 그리고 지난 브라이튼전 4실점 패배는 타격이 꽤 크죠. 누구 하나가 크게 말아먹은 것도 아닌데 팀 사정을 보면 그럴 법도 했다고 느껴진다는게 지금 첼시의 안좋은 상황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네요.
여기는 대놓고 공격진이 문제입니다. 지난 시즌 투헬이 있을 때도 상대를 방패로 두들겨 패던 팀이었는데... 여기도 맨유와 동일하게 12경기 17득점으로 빅 6 중 가장 안좋은 득점력을 기록 중입니다. 아직까지도 이 팀에는 시즌 5골 이상을 넣은 선수가 없어요. 스털링, 하베르츠, 오바메양 다들 환호보다는 한숨을 더 많이 만드는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고요. 그렇다고 풀리식, 지예흐, 브로야가 지금보다 더 나은 폼으로 기여해줄지도 미지수입니다. 포터가 이런 성격의 팀에 익숙하다고는 하지만...
포터 부임 후 상승세를 탔을 때도 케파의 환상적인 세이브에 기대어 승리를 했던 면이 없지않아 있었습니다. 티아고 실바가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예년보다 불안한 모습도 더 많이 보이고 있고, 캉테가 아웃된 미드필더쪽도 작년보다 상황이 더 안좋아 보이는 등 불안한 점들이 많이 보이고 있네요. 솔직히 괜찮으려나 모르겠어요. 저는 꽤 부정적입니다.
주중 챔스 경기 후에 월드컵 브레이크 이전까지 아스날 - 맨시티 - 뉴캐슬을 차례대로 상대하게 되는데 돌아오는 단추부터 잘못 꿰면 대책없이 하락세 타면서 월드컵 휴식기 내내 위기설 듣고 다녀야 할 수도 있습니다. 아스날과의 홈 경기가 굉장히 중요하지 않을까 싶어요. 여기서 좋은 결과를 거두면 분위기 전환도 될거고 월드컵 브레이크 이후 반등을 노려볼 수 있을겁니다.
리버풀
이 팀을 들여다보면 상태가 생각보다 더 심각한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 우려가 되긴 합니다. 에너지 레벨 부족과 집중력 부족으로 인한 잔실수는 가장 최근인 리즈전에서도 똑같이 반복되었고 결국 결정적인 패인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실점 장면만이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위와 같은 문제가 경기 중 지속적으로 발생이 되고 있어요. 그래도 지금까지 홈경기 승률은 4승 2무 1패로 어느정도 괜찮거든요. 원정 경기가 문제입니다. 리그 원정 성적이 2무 3패로 아직까지도 승이 없습니다. 꽤 충격적인 기록.
누가 잘하냐 못하냐를 떠나서 이게 클롭풀이 맞나 싶을 정도의 모습들이 자주 보이는게 문제입니다. 선수들이 한꺼번에 폼을 잃었다기보다도 팀 차원에서의 움직임이 한순간에 실종된 느낌. 정말로 사이클이 끝났나 싶기도 하고요. 그래도 이렇게까지 급작스럽게 무너지는 것도 다소 당황스럽습니다. 맨시티전에서 선전했던 것처럼 돌아오는 토트넘과의 경기에서는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을거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이 팀은 극도로 부진했던 최하위 노팅엄 포레스트나 4연패를 비롯해 8경기 연속 무승을 기록하던 리즈에게 지는 등 일관되지 못하고 불안한 모습들을 자주 보여줘서 그게 무작정 긍정적인 시그널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결국 다시 정신들을 차리면 지금만큼 계속 못하지는 않겠다 싶은데... 온갖 악재 속에서도 기어코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따내던 몇년 전의 팀 스피릿이 느껴지지 않아서 폼을 끌어올려도 챔피언스리그 티켓 다툼에 뛰어드는 선에서 그치지 않을까 싶네요. 월드컵 브레이크가 있다는게 리버풀에게는 천만다행일지도 모릅니다. 차라리 확 끊어가는게 지금 상황에서 도움이 되겠다 싶어요.
번외편 뉴캐슬
이번 시즌 뉴캐슬을 지켜보는 것도 꽤 괜찮을 것 같습니다. 경기 수 차이가 있다지만 현재 리그 4위. 칼럼 윌슨과 미겔 알미론이 굉장히 좋은 폼을 보여주고 있네요. 특히 알미론은 지난 4시즌 동안 넣었던 리그골을 이번 시즌 다시 다 넣어버릴 기세던데... 그냥 우연찮게 기회가 자주 찾아와 좋은 마무리로 골을 넣은게 아니라 선수의 기량 자체가 한단계 올라선 것 같다는 느낌이 들더라구요. 이 밖에 기마랑이스, 조엘린통, 트리피어도 중심을 잘 잡아주고 있고 아직 스쿼드에 남아있는 여력도 더 있는거 같아서 이번 시즌은 유럽대항전 진출 티켓을 따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게 빅 6 구도를 뒤흔드는 새로운 역사의 시작이 될지 아니면 레스터나 웨스트햄처럼 일시적인 유쾌한 반란 정도로 그칠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뭐가 되었든 이번 시즌 행보는 꽤 주목할 만한 것 같군요.
지금 시점에서 과감하게 질러보는 순위예측
1위 맨체스터 시티
2위 아스날
3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4위 토트넘
물론 이번 시즌은 월드컵 브레이크도 있고 겨울 이적시장도 있고 뭐든지 지금 분위기대로 시즌이 끝나지만은 않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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