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무대를 밟는 외국인선수들의 수준이 눈에 띄게 달라졌다. 카를로스 바에르가(48)나 라이언 가코(35·이상 전 삼성)처럼 전성기를 지났거나 마땅한 기회를 잡지 못했던 마이너리거들이 주를 이뤘던 예전과 달리 현재 외국인시장에서 한국행을 노크하는 용병들의 전체적인 기량과 나이가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업그레이드 됐다.
지난 18일 계약설이 터졌던 1루수 겸 포수 윌린 로사리오(27)도 마찬가지다. 한화와 막바지 협상 중인 로사리오는 말 그대로 현역 메이저리거다. 2012년부터 3년 동안 콜로라도의 주전 포수였고, 입지가 좁아들었던 지난해에도 도합 87경기를 뛰었을 정도다.
한화행이 임박해 있는 로사리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으로 2006년 콜로라도 유니폼을 입었고, 2012년에 28홈런을 때려내며 내셔널리그 신인왕 투표에서 4위를 차지하며 단숨에 주전 자리를 꿰찼다. 이듬해에는 타율 0.292, 21홈런, 79타점으로 커리어 하이를 만들어냈다. 특히 타자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쿠어스필드를 홈으로 사용했지만 홈(타율 0.293, 10홈런, 47타점)과 원정(타율 0.290, 11홈런, 32타점)의 기록 차이가 크게 없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지난해 연봉만 280만 달러(33억8000만원)였다.
SK가 새롭게 영입한 내야수 헥터 고메즈(28)도 현역 빅리거다. 주로 백업이었지만 지난해 밀워키에서 66경기에 출전했다. KIA가 고심 끝에 계약한 오른손투수 헥터 노에시(29)도 메이저리그 생활을 정리하고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양키스에서 최고 수준의 유망주로 분류됐던 노에시는 시애틀과 텍사스, 시카고 화이트삭스를 거치며 통산 빅리그에서 107경기(선발 53경기)를 나선 경험이 있다.
올 시즌 KIA에서 뛰게 된 헥터 노에시
뿐만 아니라 2년 연속 프로야구에서 뛰게 된 조시 린드블럼(29·롯데)과 메릴 켈리(28·SK) 등 비교적 어린 나이에 기량까지 갖춘 선수들이 이미 프로야구에서 뛰고 있다. 한 구단 스카우트는 '돈(연봉)'에 주목했다. 그는 "외국인선수 영입은 결국 돈인데, 이 부분에서 구단들이 곳간을 풀면서 이름값이 있는 선수들이 들어오게 됐다"고 말했다.
여기에 현재 대부분의 프로야구 구단들은 외국인선수들에게 '시즌 중간에 퇴출되더라도 연봉을 모두 지급한다'는 이른바 풀-개런티 조항까지 넣어 계약하고 있다. 높은 연봉은 물론이고 부진해 퇴출되더라도 이 부분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메이저리그 전문가인 송재우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의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송 위원은 "뻗어나갈 수 있는 기회가 꺾인 게 크다"며 "로사리오는 수비가 좋지 않았지만 장타율이 워낙 뛰어나서 그거로 밀고나갔다. 하지만 이마저도 잘 안 풀려서 보험용 선수 밖에 되지 않는 상황이다. 확실한 주전급이 아니기 때문에 국내에서 집도 제공해주고, 돈도 더 주고 그러면 눈을 돌릴 수 있다"고 평했다.
이어 "일본도 예전 같지 않아서 평균적으로 따지면 (외국인선수 연봉을) 8~90% 정도 쫓아간 거 같다. 밴 헤켄(전 넥센)처럼 한국에서 일본으로 넘어가는 용병도 있긴 하지만 이전보다는 메리트가 덜 한 게 사실"이라고 거물급 용병들이 한국행을 선호하는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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