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지금 한국축구대표팀에 필요한 건

zFPWdwPk        작성일 10-03        조회 325     

에콰도르에게 괜찮은 모습을 보여주나 싶다가, 우루과이와 베네수엘라에게 연달아 무너졌습니다.
경기력은 우루과이전보다도 베네수엘라전이 더 안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홍명보 때와 마찬가지로 선수들은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많은 분들이 손흥민이나 이강인에게 부족하다 하시지만, 이 선수들은 혼자 해결하는 타입이 아닙니다.
손흥민은 라인브레이커형 인사이드포워드고, 어그로를 끌어주는 9번이 간절합니다. 해리케인과 호흡이 좋았던 이유가 있습니다.
이강인은 더욱 그렇습니다. 공 잡고 선수들 뛰는 걸 보면서 스루를 넣어주는 게 주특기죠. 뛰어주는 선수가 없으면 할 게 없습니다.
설마 베네수엘라가 저번 주에 상대한 레알마드리드보다 어려웠겠습니까?

그럼 선수들이 뛰지 않는 이유는 뭘까?
선수들이 모레노 감독에 실망한 것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아니, 지들이 뛰지 않는 걸 방금 온 감독 탓을 한다고?"
네, 어처구니가 없지만 저는 실제로 그럴 것이다 생각해요.

모레노의 전술이나 훈련방식에 대해 문제삼는 게 아닙니다. 부임한 지 며칠이나 되었다고 그런 걸 따지겠어요.
문제는 모레노가 개썅마이웨이에 보스기질을 가진 감독이 아니고, 미디어에 민감한 감독이란 거죠.
임시감독인데다가 여론에 민감한 타입이다 보니, 우루과이에게 두들겨 맞을 떄 멘탈 나가는 게 실시간으로 보이더군요.
전술도 요구사항도 허겁지겁 바뀌었을테고, 선수들은 답 없네 싶었겠죠.

아, 이건 분명히 해둡시다.
저는 선수들 문제가 없다고 하는 게 아닙니다. 오히려 문제가 심각하다 보는 쪽이고요.
그런 문제아 집단, 혹은 무너진 집단을 통솔하려면 여론에 흔들리지 않는 보스기질의 리더가 필요하다는 겁니다.

그런 리더는 꼭 감독일 필요는 없습니다. 통솔라인에 단 한 명만 있어도 됩니다. 그런데 그게 없어요.
선수단부터 볼까요? 손흥민은 보스기질의 리더가 아닙니다. 이런 쪽으로는 선수시절 홍명보가 탑클래스겠죠.
감독을 볼까요? 모레노는 데이터 기반의 전술형 감독입니다. 마지막 기회라는 조바심도 보입니다. 여론에 극히 민감합니다.
협회장을 볼까요? 공석입니다.

한국 축구대표팀에는 [걱정하지 마. 내가 책임질께. 내 말대로 해.] 라고 말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여론이 떄려대면 그대로 개개인이 두들겨 맞아야 합니다. 실수하면 고스란히 손가락질 받습니다. 뛰기 싫죠.
여론은 막고 기강은 세게 잡아줄 사람이, 협회장이든 감독이든 주장이든 적어도 한명은 필요합니다.

다만 주장을 교체해서 그런 효과를 얻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손흥민보단 김민재가 나을 것 같지만, 손흥민 위상도 그렇고 여러모로 모양새가 좋진 않겠죠.
사실 주장에게 여론까지 막아달라는 것 자체가 좀 무리한 요구이기도 합니다.

이런 건 협회장이 해주는 게 제일 좋습니다.
"여론 신경쓰지 말고 감독 하고 싶은 대로 해요.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면 뒷일은 내가 책임집니다."
가장 이상적이죠. 그런데 아무래도 선임이 요원해 보입니다 ;;

마지막으로 남은 차선책이 감독입니다.
모레노가 잘한다 못한다를 따지는 게 아닙니다. 다만 지금 당장 대표팀에 필요한 타입은 아닌 것 같습니다.

결론적으로, 지금 한국축구대표팀에 필요한 건 [여론을 신경쓰지 않는 보스기질의 감독]이 아닌가 싶네요.

ps. 장기적으로는 협회장이 여론을 커버하고, 주장이 기강을 잡고, 감독은 전술이 뛰어난 사람이 맡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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