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 "마무리 언급, 팀 위해 도움 안돼"

부끄맘        작성일 06-23        조회 4,264     

한국과 일본 야구를 평정한 마무리 투수 오승환(34·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은 과연 메이저리그에서도 ‘끝판왕’이 될 수 있을까. 오승환의 마무리 기용을 두고 여러 의견이 솔솔 올라오고 있다. 기존 마무리 트레버 로젠탈의 부진에서 비롯된 의견들이다.



올 시즌 오승환의 보직은 따로 없다. 점수 차가 아슬아슬할 때면 시쳇말로 '애니콜'이다. 셋업맨 역할도 하고, 앞선 위기를 먼저 끊어줘야 할 땐 지는 가운데서도 마운드에 오른다. 팀 위기 상황에서 세인트루이스 벤치가 가장 먼저 꺼내는 카드가 바로 오승환인 것이다. 오승환이 "OK" 사인만 내면 그때부터 출격 대기다.



마이크 매서니 세인트루이스 감독의 신뢰도 대단하다. 실제 등판 때도 그렇지만 불펜에서 몸을 풀 때만 봐도 코칭스태프의 신뢰가 얼마나 대단히 직접 느낄 수 있다. 세인트루이스 코칭스태프는 수시로 오승환의 몸 상태를 체크한다.



오승환의 순항에도 세인트루이스 불펜진에 고민이 생겼다. 마무리 로젠탈이 흔들리는 날이 늘어난 까닭이다. 최근 2년간 거둔 세이브수만 93개. 올 시즌도 2승 2패 12세이브(한국시간 21일 기준)으로 나쁘진 않은 흐름을 보이지만, 로젠탈의 평균자책은 마무리와는 어울리지 않은 4.91이다. 지난 시즌 평균자책(2.10)보다 두 배나 높다. 22일 시카고 컵스전에서도 세이브를 따내긴 했으나 불안한 투구는 여전했다.



오승환의 마무리 전환 가능성이 언급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현지 언론은 ‘로젠탈이 계속 부진하다면 불펜에서 가장 컨디션이 좋은 오승환을 마무리로 돌려야 한다’고 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팀 전체 상황을 놓고 보면 다소 성급할 수도 있는 소리다. 시즌 중반도 되지 않은 6월 하순에 마무리 투수를 바꾼다는 건 쉽게 결정할만한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매서니 감독도 고민은 하고 있으나, 로젠탈의 보직을 바꿀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 그보단 로젠탈의 구위 회복을 바라고, 믿을 뿐이다.



오승환 역시 마찬가지다. 오승환은 "로젠탈이 얼른 회복하는 게 팀을 위해 최선"이라며 "지금 내가 마무리로 언급되는 건 팀을 위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오승환은 다음과 같이 밝혔다.



"로젠탈은 지난 2년간 리그에서 가장 많은 세이브를 기록한 투수다. 커리어가 있는 마무리라는 의미다. 시즌 초반 부진하다고 교체 이야기가 나온다는 것 자체가 웃긴 상황이다. 진짜 미친 듯이 못 던지는 게 아니라면 팀 전체로 봤을 때 마무리 교체는 환영할만한 이야기가 아니다. 물론 팬이나 기자들은 그렇게 이야기는 할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팀 내부에 있는 선수 입장에서 볼 땐 맞지 않는 이야기 같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마무리 트레버 로젠탈(사진=MBC SPORTS+ NEWS 박은별 특파원)




마무리 출신 오승환은 로젠탈의 마음을 잘 이해하는 듯 했다. 뛰어난 속구 구위는 물론이고 강한 심장을 가져야 하는 마무리 투수. 흔들리는 마무리에게 필요한 건 팀과 동료들의 굳은 신뢰라는 게 오승환의 일관된 생각이었다.



오승환은 시즌 초반에도 세이브 요건이 갖춰지지 않아 마운드에 오르지 못하는 로젠탈을 걱정한 바 있다. 구위나 여러 측면에서 명확한 문제점을 찾지 못해 힘들어하는 로젠탈을 오승환만큼 잘 이해하는 이도 없으리라. 그래선지 평소 오승환은 로젠탈에게 여러 조언을 아끼지 않고 있다.



오승환은 “로젠탈이 뒤에서 든든히 버티는 덕분에 내가 좋은 성적을 내고 것”이라고 했다. 덧붙여 “로젠탈의 부담을 덜어주고, 그가 쉴 때 마음 편하게 쉴 수 있도록 호투하는 게 내가 로젠탈과 팀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힘줘 말했다.



“로젠탈이 연투 뒤 쉴 때 그 자리에 대신 나가서 잘 던지는 게 지금 제가 해야할 일입니다.”



기자가 가까이서 지켜보는 로젠탈은 충분히 위기를 이겨낼 힘을 가진 선수다. 오승환은 “로젠탈은 볼 궤도가 놀라운 투수다. 메이저리그에서 몇 되지 않는, 강력한 속구를 던진다. 지금도 여전히 대단한 공을 던진다”며 “자기만의 커리어가 있는 투수라, 지금보다 더 좋아질 게 분명하다"고 확신했다.



물론 오승환에게 ‘마무리 로망’이 없는 건 아니다. 언젠가 자신도 메이저리그에서 손꼽히는 끝판왕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내 자리(셋업맨)가 여기다’ 하는 마음은 없다. 그저 하루하루 열심히 살 뿐이다. 스프링 캠프 때부터 (마무리) 경쟁이 붙었다면 나도 욕심이 있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지금은 마무리를 탐낼 시기가 아니라고 본다. 팀 전체를 생각했을 땐 지금 이대로 가는 게 낫고, 또 그렇게 돼야 한다고 믿는다."



대화 말미 오승환은 말했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날 굳게 믿어주고 있는 것만으로도 난 충분히 행복하다"고.



댓글 3 개

  • 반올백

    06-23
  • ebull

    유리 맛있냐??

    06-23
  • 성토터링햄의날

    멋지네요 오승환

    06-23

게시판
[52904] 권혁, 임창용 이후 17년 만에 대기록 쓴다 06-28 3877
[52903] ‘마이너행?’ 박병호, 운명의 1주일…반전이 필요하다 06-28 4918
[52902] 루니, 대표팀 은퇴설 부인 "미래는 밝다" 06-28 4223
[52901] 와 포인트 구조 개편이 되었군요! [1] H기술지원 06-28 4107
[52899] 오늘 뭐냐?? H기술지원 06-28 4015
[52894] 11시믈브 언오바 한조합 주말알바 06-28 4106
[52893] ‘5km 부족’ 류현진, 용기가 필요해 쩔지 06-28 4779
[52892] 오늘 국야 두산배당이 낭자도 06-28 3610
[52887] 새축.. 믈브 꼭찌 06-27 3845
[52886] 6월 28일 MLB 피츠버그 [1] 하하호호 06-27 3952
[52884] 세인트루이스 마무리 [1] 옐로카드 06-27 3970
[52883] 오늘 일본야구는 하네요 [1] 야안돼 06-27 3860
[52882] 축구 믈브 야리 06-27 3843
[52880] 김성근 감독님 작작좀하십쇼 프론티어시장 06-26 3710
[52878] ‘2루타+2볼넷’ 김현수 3출루 맹활약… BAL 완승 [2] 와쿠나마타타 06-26 4041
[52877] 박병호, 4경기 연속 무안타...팀도 양키스에 역전패 [1] 브로맨스 06-26 4439
[52875] 꿀픽 드립니다 옥세자 06-25 4046
[52874] 한화 오늘 새용병나오네요 [1] 한번만 06-25 3826
[52873] 강정호 추신수 현재까지 레이스 06-25 4144
[52872] 다나카 대 박병호 [1] 푸르새벽 06-25 3639
[52871] 배구꿀픽 [1] 임작가님 06-25 3760
[52870] 월드리그 남자배구 취운 06-25 3900
[52868] 美 매체, “KBO 영입 열풍, MLB 최고 가성비” [1] 경상도또라이 06-24 4696
[52867] 류현진, 트리플A 등판에서 4이닝 8실점(5자책)...구속은 상승 장이족 06-24 4249
[52866] 프로야구 한화, 로저스와 결별 수순…방출 발표만 남아 [1] 바람의흩날리는눈 06-24 4060
[52865] 박병호는 큰일이네요 검도 06-24 3734
[52864] 세르비아 배구 [2] 답책 06-24 4215
[52863] 배구팬들 계신가요??ㅎ 메시의발톱 06-24 4002
[52862] 오늘 엔씨랑두산 [3] 보스 06-23 3796
[52861] 데릭로즈 강수진7514 06-23 4044
[52860] 오승환 "마무리 언급, 팀 위해 도움 안돼" [3] 부끄맘 06-23 4265
[52859] 이번에 유로대회 업소누나 06-23 4172
[52858] 06.24 새축 [1] 반올백 06-23 3651
[52857] 유로 언오버 승바기 06-22 3838
[52856] 0622 유로 가자 [1] 2st 06-22 37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