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⅔이닝 노히터’ 이재학, 고마워요 SK
뽀록났어 작성일 05-25 조회 4,488
[OSEN=창원, 김태우 기자] 최근 2경기에서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우려를 모았지만 그 다음 상대가 결과적으로는 절묘했다. SK에 극강의 모습을 선보였던 이재학이 고비 때 SK를 만나 반등했다. 6⅔이닝 노히터 게임을 펼치는 등 역투한 끝에 시즌 5승 달성에 성공했다.
최근 2경기에서 모두 4실점 이상을 했고 특히 직전 등판이었던 18일 넥센전에서 4이닝 동안 9실점(8자책점)으로 극히 부진했던 이재학이었다. 에이스 에릭 해커가 팔꿈치 통증으로 로테이션을 거르고 있고 또 하나의 외국인 투수 재크 스튜어트도 지난해만한 모습은 아니라 이재학의 이날 경기 투구 내용은 큰 관심이 모아졌다.
그러나 전날 비로 경기가 취소되며 충분한 휴식을 취했고 무엇보다 상대가 SK였다는 점은 반가울 수 있었다. SK를 상대로 통산 15경기에서 6승2패 평균자책점 2.45라는 호성적을 내고 있었던 이재학이었다. SK에는 대단한 자신감이 있을 법 했다.
세부 내용은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을 정도였다. SK를 상대로 한 선발 14경기에서 무려 12번이나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고, 이 중 2013년 7월 31일 인천 경기는 자신의 생애 처음이자 이날 경기 전까지 유일했던 완봉승이었다. 당시 경기는 NC 프랜차이즈 역사상 토종 첫 완봉승이기도 했으며 당시 잡아낸 12개의 삼진은 이재학 개인으로도 한 경기 최다 탈삼진 기록이기도 했다. 이날 타이기록을 세웠다.
이재학에 대한 SK의 공포는 상당한 수준이다. 일부 타자들은 “공이 보이지 않는다”라고 말할 정도다. 투수와 타자 사이에 상성이라는 것은 존재하기 마련인데 유독 SK 타자들이 이재학과는 부정적으로 맞지 않는 셈이다. 이날 SK는 좌타 라인업을 들고 나오며 이재학 징크스 탈피에 나섰으나 결과적으로 가장 호되게 당한 날이 됐다. 오히려 자신 없는 타격에 의미없는 번트 파울만 양산하는 등 공포심만 더해졌다.
이재학은 이날도 SK를 만나 신이 났다. 제구가 완벽했다고 보기는 어려웠지만 전체적으로 좌우 코너워크가 잘 되며 유리한 볼카운트를 만들어갔다. 특히 우타자 바깥쪽으로 형성되는 패스트볼 및 변화구 제구가 호조를 보이며 수많은 삼진을 만들어냈다. 결국 8⅓이닝 동안 1피안타 4볼넷 12탈삼진 역투로 지난 2경기 부진을 완벽하게 만회했다.
1회에는 1사 후 최정민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도루 시도를 잡아내며 한숨을 돌렸고 최정의 잘 맞은 타구는 3루수 박석민의 글러브로 빨려 들어가며 1회를 마쳤다. 2회에는 정의윤을 우익수 뜬공으로, 박정권을 헛스윙 삼진으로, 박재상을 3루수 파울 플라이로 잡으며 순항을 이어갔다.
3회에는 고메즈와 김민식을 헛스윙 삼진으로, 이진석을 루킹삼진으로 잡아내는 쾌조의 피칭을 보이며 노히트 행진을 이어갔다. 4회에는 선두 김재현에게 볼넷을 허용했고 최정민의 희생번트로 1사 2루 득점권 위기에 몰렸으나 최정 정의윤을 모두 땅볼로 가볍게 정리했다.
5회와 6회도 무난히 정리한 이재학은 7회에도 두 개의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투구수도 무난해 7회까지 넘긴다면 ‘노히터 알림창’에 메시지가 들어올 수도 있었다. 다만 정의윤의 타구가 좌익수 옆에 떨어졌다. 노히터를 사수하기 위해 좌익수 김종호가 전력질주해 슬라이딩까지 했지만 조금 미치지 못해 기록이 깨졌다.
하지만 미소를 지으며 오히려 김종호를 격려한 이재학은 대타 김성현을 삼진으로 잡아내고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과시했다. 8회까지 103개의 투구수를 기록한 이재학은 5-0으로 앞선 9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았고 마산 팬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으며 이날 경기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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