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만의 월드시리즈

소환        작성일 10-20        조회 4,189     

클리블랜드가 1997년 이후 19년만의 월드시리즈 진출을 확정지었다. 1948년이 마지막 월드시리즈 우승 해인 클리블랜드는 시카고 컵스(1908) 다음으로 월드시리즈 우승이 간절한 팀이다. 오늘 선발 라이언 메릿이 4.1이닝 동안 토론토 타선을 무실점으로 가로막았고, 초반 석 점의 리드를 마지막까지 잘 지켰다. 토론토는 타선이 불발. 앤드류 밀러의 벽을 끝내 넘어서지 못하면서 2년 연속 월드시리즈를 앞에 두고 고배를 마셨다.

ML 챔피언십시리즈 상황

ALCS : TOR 1-4 CLE
NLCS : CHC 1-2 LAD

클리블랜드(4승1패) 3-0 토론토(1승4패)
W: 쇼(2-0 2.70) L: 에스트라다(0-2 2.57) S: 알렌(3/0 0.00)
클리블랜드는 선발 라이언 메릿의 어깨를 가볍게 해주는 점수를 1회초에 마련했다. 2사 후 안타를 치고 나간 린도어는, 나폴리의 2루타 때 좌익수 에세키엘 카레라가 타구를 매끄럽게 처리하지 못하자 홈을 파고들었다. 카레라의 실책으로 인한 득점이었기 때문에 나폴리의 타점은 인정되지 않았다. 추가점은 한 방으로 뽑았다. 3회 카를로스 산타나, 4회 크리습이 에스트라다의 커터, 체인지업을 통타해 우측담장을 넘겼다(3-0). 타선이 이렇게 석 점을 올리는 동안 메릿은 모두의 눈길을 사로잡는 피칭을 했다. 3회까지 단 아홉 명의 타자를 상대. 4회 1사 후 첫 안타를 내준 도널슨은 후속타자 엔카나시온을 병살타 처리하면서 돌려보냈다(볼카운트 3-0로 불리하게 출발했다). 예상을 뛰어넘는 훌륭한 피칭. 그러나 프랑코나 감독은 한박자 빨리 메릿을 내리고 불펜을 가동했다. 첫 주자로 나온 브라이언 쇼는 5회 1사 후 대타 손더스에게 안타를 허용했는데, 1사 1,2루에서 카레라와 필라를 모두 삼진 처리했다. 토론토는 6회 1사 후 바티스타가 안타로 출루했다. 그러자 프랑코나는 도널슨을 앞에 두고 자신들의 최대 무기 앤드류 밀러를 출격시켰다. 도널슨은 이번 시리즈 밀러를 상대로 안타를 친 두 명 중 한 명(나바로). 자신있게 초구 패스트볼을 선택했는데, 결과는 찬물을 끼얹는 병살타였다. 밀러가 8회까지 막아준 클리블랜드는 9회 코디 알렌이 선두타자 2루타를 맞았지만 별다른 어려움 없이 경기를 마무리 했다. 토론토는 시리즈 스윕을 면한 것에 만족해야 됐다.

클리블랜드 역대 챔피언십시리즈 결과

1995 : 4승2패 승리 (vs 시애틀)
1997 : 4승2패 승리 (vs 볼티모어)
1998 : 2승4패 패배 (vs 양키스)
2007 : 3승4패 패배 (vs 보스턴)
2016 : 4승1패 승리 (vs 토론토)

참 고마운 ALCS (경기 시간)

1차전 : 2시간44분
2차전 : 2시간44분
3차전 : 3시간27분
4차전 : 3시간01분
5차전 : 2시간37분

*클리블랜드는 팀 역대 여섯 번째 월드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이가운데 우승 반지를 획득한 것은 1920년과 1948년 두 차례. 월드시리즈 우승을 한 지 두 번째로 오래된 팀이 올라가면서 일단 '저주 매치'의 한 조건은 성립이 됐다. 이번 시리즈는 테리 프랑코나 감독의 진가를 재차 확인할 수 있는 무대였다. 살라자르, 카라스코 뿐만 아니라 주전포수 얀 곰스의 몸상태도 정상이 아니었지만, 클리블랜드는 이러한 전력 누수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마운드 출혈은 프랑코나의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최소화했다. 프랑코나는 오늘도 불펜투수를 적재적소에 기용하면서 경기 흐름을 내주지 않는 모습. 이번 시리즈 MVP를 수상한 앤드류 밀러는 2.2이닝 무실점(1안타) 활약을 했다. 밀러가 좋은 투수임은 분명하지만 그 밀러를 더 돋보이게 만든 배경에는 프랑코나의 지휘가 있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밀러는 오늘 탈삼진에 의존하는 것보다 맞혀 잡는 피칭으로 투구 수를 줄였다(21구). 지난 두 경기 주춤했던 린도어는 타석에서 3안타를 몰아쳤고, 수비에서도 이리저리 날아다녔다. 산타나는 시리즈 두 번째 홈런을 쳤다.

밀러의 이번 포스트시즌 등판

디 1 : 2.0이닝 0실점 (4K)
디 3 : 2.0이닝 0실점 (3K)
챔 1 : 1.2이닝 0실점 (5K)
챔 2 : 2.0이닝 0실점 (5K)
챔 3 : 1.1이닝 0실점 (3K)
챔 5 : 2.2이닝 0실점 (1K)

*6경기 1승 1세 4홀드 (11.2이닝 0실점)

2010년 이후 ALCS MVP

2010 : 조시 해밀턴
2011 : 넬슨 크루스
2012 : 델몬 영
2013 : 우에하라 고지
2014 : 로렌조 케인
2015 : 알시데스 에스코바
2016 : 앤드류 밀러

불펜투수 챔피언십시리즈 MVP

1988 : 데니스 에커슬리
1990 : 롭 디블, 랜디 마이어스
2003 : 마리아노 리베라
2013 : 우에하라 고지
2016 : 앤드류 밀러

*라이언 메릿(24)은 클리블랜드가 깜짝 꺼내든 카드. 2011년 드래프트 16라운드에서 선발된 좌완으로 오늘 경기가 있기 전까지는 거의 무명에 가까웠다. 메이저리그 경험은 단 네 경기에 11이닝만을 던졌다. 지난 6월1일 치른 메이저리그 데뷔전은 4.1이닝 무실점, 유일한 선발 등판인 10월1일 캔자스시티전은 5이닝 1실점 승리를 거뒀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메릿보다 더 적은 이닝을 던지고 포스트시즌 선발 등판을 이룬 투수는 2011년 맷 무어(9.1이닝)밖에 없다. 운동선수 치고는 체구가 왜소한 메릿(183cm 82kg)은 트리플A 통산 성적이 13승8패 3.79(29경기)다. 패스트볼 평균구속은 90마일도 채 되지 않지만 굉장히 정교한 제구력을 갖춘 투수다(트리플A 9이닝당 볼넷 1.5개). 여기에 홈런을 내주는 능력도 억제하고 있는데, 프랑코나 감독은 메릿의 최대 강점으로 "큰경기에 주눅들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메릿은 오늘 마운드에 있는 동안 시종일관 웃으면서 경기를 즐기는 모습을 보여줬다.

*타일러 네이킨은 말했다. "타자들을 공격하는 피칭을 보게 될 것"이라고. 메릿은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스트라이크를 던졌다. 3회까지 상대한 아홉 타자 중 한 명(카레라)을 제외하면 초구를 모두 스트라이크존에 넣었다. 강력한 구위는 가지고 있지 않지만 자신의 공을 믿고 씩씩하게 투구를 이어갔다. 메릿은 패스트볼, 커터, 커브, 체인지업을 구사하는 투수. <베이스볼아메리카>는 "체인지업이 가장 자신있게 내세울 수 있는 구종이며, 커브는 궤도에 오르려면 더 연마가 필요하다"고 전했었다. 하지만 정작 오늘 경기 초반 토론토 타선의 허를 찌른 구종은 커브였다. 구속을 60마일 후반대까지 떨어뜨린 커브는 바티스타의 헛스윙을 이끌었고, 엔카나시온과 멜빈 업튼의 시야를 흔들어 놓았다. 3회까지 퍼펙트 피칭을 펼친 메릿은 4회 1사 후 도널슨에게 첫 안타를 맞았다(커브). 프랑코나 감독은 5회 1사 후 마틴에게 빗맞은 안타를 내주자 메릿을 내리고 브라이언 쇼를 올렸다. 쇼가 승계주자 실점을 허용하지 않으면서 메릿의 투구 내용은 4.1이닝 3K 무실점(2안타)이 됐다(49구). 비록 승리투수가 되지는 못했지만, 오늘 기대 이상의 피칭으로 클리블랜드가 월드시리즈에 진출하는 데 큰 역할을 해줬다.

메릿 이닝별 스트라이크 비율

1회 : 69.2% (9/13)
2회 : 61.5% (8/13)
3회 : 80.0% (4/5)
4회 : 61.5% (8/13)
5회 : 80.0% (4/5)

*호세 바티스타는 말했다. "경험에서 우리가 훨씬 앞선다. 그는 아마 쩔쩔 맬 것"이라고. 하지만 토론토는 풍부한 경험의 이점을 전혀 누리지 못했다. 메릿을 초반에 무너뜨리지 못하고 끌려가면서 애초부터 계획이 틀어졌다. 사실 클리블랜드가 토론토를 상대로 메릿을 내보낸 것은 어느 정도 이유가 있었다. 토론토는 구속 90마일 이상 패스트볼에 .263의 타율을 기록한 반면 90마일 미만 패스트볼을 맞아서는 타율이 .243로 되려 더 떨어졌다. 또한 토론토는 이번 시리즈에서 좌완 선발을 상대한 적이 없었다는 것. 물론 앤드류 밀러를 지겹도록 마주했지만, 밀러와 메릿은 좌완이라는 점을 제외하면 공통점이 하나도 없는 투수다. 결국 경험보다 '낯선 것'에 대한 상대를 이겨내지 못한 것이 토론토의 패인이 됐다. 장타 대결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한 부분도 아쉬운 점. 7회 엔카나시온의 큼지막한 타구가 홈런으로 연결됐다면 분위기를 바꿀 수 있었지만, 담장 바로 앞에서 잡히면서 운도 따르지 않았다. 9회 선두타자 바티스타가 팀의 첫 장타를 친 것이 마지막 위안거리였다.

90마일 미만 패스트볼 최저타율 팀

26. 토론토  : .243
27. 미네소타 : .236
28. 로열스  : .234
29. 카디널스 : .229
30. 시애틀  : .220

*리그 평균 .287

*시리즈 첫 세 경기를 내리 패한 팀이 4,5차전을 잡고 6차전까지 끌고간 경우는 단 세 번(1998년 애틀랜타/1999년 메츠/2004년 보스턴). 역대 네 번째 팀이 되기를 바랐던 토론토는 더이상 시리즈를 연장하지 못했다. 아메리칸리그 팀이 2년 연속 챔피언십시리즈에서 탈락한 것은 토론토가 여섯 번째다. 지난해 이후 지면 탈락인 일리미네이션 경기에서 6승1패로 강세를 보였는데, 올해는 이 저력을 보여주는 데 실패했다. 불펜진은 12.2이닝 무실점을 합작하면서 뒷문 단속을 잘했다. 하지만 리드를 지켜야 할 상황이 좀처럼 오지 않았다. 1차전에서 8이닝 2실점 완투패를 당한 에스트라다는 6이닝 7K 3실점 2자책(5안타) 패전(92구). 퀄리티스타트 피칭은 했지만, 1차전에는 미치지 못했다. 간혹 나온 실투를 클리블랜드 타자들이 놓치지 않은 것도 에스트라다 입장에서는 아쉬운 부분. 초반 카레라의 수비 실책도 에스트라다를 흔들었다. 포스트시즌 통산 성적은 3승3패 2.16(6경기)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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