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NBA] 릅신은 왜 일부 히트팬에게서 욕먹는가.

제토라인        작성일 06-12        조회 3,269     

주말이라 파이널을 보며 NBA 커뮤니티에서 놀고 있었는데
릅신이 어떤 구단에서 뛰고 싶냐는 질문에 레이커스를 선택한 뒤
플레이오프 경기를 하고 있는 팀 중엔 히트나 워리어스에 가면
자신이 즉각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 거 같다라는 인터뷰를 하더군요.





릅신의 귀환은 별로 내키질 않는다는 댓글을 달았더니
우승을 시켜준 릅신을 어떻게 음해할 수가 있냐 진짜 히트팬 맞냐라는 뉘앙스의 댓글이 달리더군요.
평소에 히트팬이면 당연히 릅신 싫어하는 거 아냐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에
의아함을 느끼고 Nba 뉴스 탭의 지난 글들을 검색해봤는데
클블로 돌아가기로 한 릅신의 선택은 옳은 선택이었다 라는 팻 라일리의 인터뷰 같은 글들만 있고,
다른 유형의 인터뷰나 당시 상황은 설명되어 있지 않더군요.






그래서 왜 전체 NBA 넘버 2이자 올타임 히트 플레이어 넘버2 의 유력한 후보이자
본문의 리스트 중 우승을 2번이나 시켜주고도 가장 싫어하는 플레이어에 유일하게 꼽힌
릅신은 도대체 왜 이렇게 히트의 팬들에게 음해당하나 에 대해 얘기해보려고 합니다.
이게 그냥 클블로 떠나서 그런것인가...






히트는 NBA 구단 중에서 무척 특이한 구단입니다.
히트 컬쳐라는 미명아래 1년 내내 체지방을 관리하게 만들고,
악명 높은 5, 10, 1R를 실시합니다.
이 훈련은 베이스라인 한 쪽 끝에서 다른 쪽 끝까지 10번을 왕복합니다.(왕복이 1카운트)
자신의 신체측정 결과에 따라 돌아와야 하는 제한시간이 있으며 제한시간 안에 들어오지 못하면
성공한 것으로 측정하지 않습니다. 다시 해야죠. :)
5번을 반복해야 훈련은 끝이나며 휴식시간은 처음엔 1분만을 주며,
1번 성공할 때 마다 1분씩 늘어납니다.
운동능력을 타고난 NBA선수들 사이에서도 꽤나 악명높은 훈련으로 유명하고,
온갖 스포츠 과학과 전문가를 고용하는 미국 프로스포츠의 세계에서
농구와는 1도 상관없는 훈련이기에 도데체 이걸 왜 하냐고
욕을 푸짐하게 먹는 특이한 루틴이기도 합니다.
히트가 내세우는 표면적인 이유는 정신적인 단련 혹은 무장을 주장하구요.





아무튼 히트는 이런 꼰대같은 짓거리들을 고수하고, 자랑스러워하는 NBA 최고의 꼰대 구단입니다.
팻라일리 시대 이후 늘 같은 오너, 같은 사장, 두 명의 임원, 단 1명의 헤드코치만을 고용했으며,
늘 같은 직원들이 있던 그룹이죠.
히트는 우리는 옳은 방법으로 일하는 방식을 알고 있고 이걸 지켜나가겠다고 선언한 구단이었고,
온라인으로 입문하게 된 팬 분들도 대체로 이런 구단의 방향에 호감을 표하고, 호의를 가지게 된 분들이 많았었죠.
이런 구단에 빅3가 결성되게 됩니다.





첫 3년 6개월의 시간동안 릅신은 구단에 대해 깊은 만족감을 표현합니다.
2개의 반지를 끼었던 2014년 올스타 이후만 해도 히트를 떠나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할 수 없다던
인터뷰를 하던 상황은 올스타 전을 기준으로 반환점을 돈 며칠사이 급격하게 변하게 됩니다.
절친 드웨인 웨이드는 무릎 부상 및 관리로 플레이오프를 앞둔 후반기를 대부분
(30경기 이상) 을 결장했고, 보쉬는 폐 혈전 발생으로 남은 시즌 결장을 하게 되었고
이후의 얘기지만 선수 경력을 이어가는 것마저 불투명하게 되었습니다.



상황은 점입가경으로 흘러가기 시작합니다.

플옵을 앞둔 상황에도 불구하고, 구단 내의 상황에 대한 정보가 미디어로 흘러나가기 시작했죠.
히트의 경영진 및 스태프들을 유능하다며 깊은 신뢰를 가지고 있다는 칭찬하던 스탠스에서
릅신이 지인에게 자신은 중간관리자임에 불과하다라는 불만을 표현했다는 상반된 소식이 전해지고,
떠도는 루머는 짙어져만 갔습니다.
(라일리와 스포 감독 + 임원진에서만 스포츠적인 결정이 공유되고 이뤄지며,
직접 뛰는 선수임에도 자신은 철저히 배재된다 그리고 이런 상황에 행복하지 않다 는 머 이런 류의 루머)
그리고 불과 며칠전까지 연장계약을 얘기하던 르브론의 인터뷰의 기조는 4월 들어서 완전히 돌아서게 됩니다.

"저는 플옵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계약얘기는 플옵 이후에 합시다."

그리고 플옵에서의 패배 이후 릅신은 자신의 재능을 고향 오하이오로 가져가게 됩니다.

이전까지는 일언반구도 없었던

"나는 항상 내 커리어를 클블에서 마치고 싶었다"며 말과 함께

"나는 더 이상 떠나지 않을 것이다. 나는 더이상 FA할 여력이 없다."라는 재미있는 얘기를 뒤로 한 채...



사실 합리적인 선택이긴 합니다.
당시의 클블은 러브,어빙,트탐,셤퍼트의 4명의 핵심선수가  27살 아래였고
17-18까지 계약된 상태였고, 히트는 16-17이 지나면 30세가 넘는 스쿼드에
보쉬, 웨이드를 비롯한 로스터의 핵심멤버는 FA가 되며 샐러리가 꽉 막힌 상태였거든요.




도망갔다고 비난한다구요? 개인적으로 여기까진 괜찮습니다.
고향에 립서비스 하고 포부를 밝히는 정도야 ,..
사실 보기 좋더군요.

그리고 릅신은 본인이 가진 권리를 사용했을 뿐이고,
누구라도 가라앉는 배에 있긴 싫을테니까요. 저 역시 좋아하던 선수가 나가서
섭섭했지만 결정은 이해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후 2018년에 발간된 책 The Soul of Basketball(이하 농구의 영혼)을 통해 밝혀지게 되고,
이 책을 발간 이후부터 책의 내용이 레딧같은 곳에 공유되기 시작하고
릅신을 싫어하는 히트팬들이 늘어나기 시작합니다.

릅신은 LRMR이라는 개인 사단을 데리고 다닙니다.
릅신+리치 폴(에이전트)+매버릭 카터(비지니스 관련 사장)+랜디 밈스(매니저)
각 멤버의 앞글자를 따서 만든 사단(회사?)이고
공식적인 자리에선 언제나 동행하는 릅신의 그림자와 같은 존재들입니다.

릅신은 플옵 패배 이후 거취를 묻는 질문에 대답을 회피하고 구단과의 모든 접촉을 피합니다.
차일피일 시간만 미루고, 연락을 받지 않습니다.
이후 밝혀진 바에 따르면 히트 구단은 자유계약선수 기한이 되어서야
릅신과 연락이 닿았다고 합니다.

이후 협상테이블에 앚았을 때 팻 라일리 사장은 처음엔 불안감을 느꼈다고 고백합니다.
비지니스 파트너인 M(매버릭 카터)가 동행하지 않았기 때문이죠.
그리고 계약을 위해 방안에 들어섰을때에도
릅신의 신경은 온통 TV에 가있었으며, TV소리를 줄여야만 하냐고 되물었다고 합니다.

아무튼 그렇게 FA협상기간이 열리고 나서야
라일리는 릅신이 진지하게 계약을 연장할 마음이 없다는 걸 알게 되었죠.

라일리는 당시 상황을 매우 굴욕적이고 불안했다고 묘사합니다.
릅신이 정말 떠날 것만 같았다구요.
이후 리치 폴의 전화가 걸려옵니다.
라일리는 계약에 대한 확답을 요구했음에도
확답을 피한 채 자신이 히트를 떠날 것을 넌지시 암시만 해주었다고 합니다.

이런 상황은 오랜 NBA 짬밥을 먹은 팻 라일리에게도 굉장히 힘든 상황이었다고 합니다.
어지간한 상황이 아닌 이상 샐러리를 많이 차지하는 슈퍼스타 선수는
구단도 난감한 상황에 처하지 않도록 서로서로 배려를 하기 마련입니다.
선수로서의 평판이나 전력 보강의 측면에서 이게 본인에게도 구단에게도 이득이기도 하구요.
이런 일방적인 경험은 본인에게도 처음이었다고 합니다.



멜로는 덴버에게 연장계약 의사가 없다고 말해주었으며...
던컨이나 힐도 올랜도로 간다는 얘기를 하기도, 페이컷을 할거라는 얘기를 미리 해주었다고 하죠.

구단의 예를 들어도 미네소타 시절 가넷은 자신에게 글렌테일러 구단주가
이번 계약에는 맥스를 줄 의사가 없다며 미리 통보한 적이 있었다고 말했으며,
보스턴 트레이드를 하려고 하자 나 연장 계약안함이라고 보스턴에 알려주었죠.





하지만 책에 따르면 아무런 대비없이 급작스러운 상황에 놓이게 된
라일리와 구단은 굉장히 힘든 상황에 맞이하게 된 것으로 묘사됩니다.

그 동안의 구단 방향은 재계약에 가능성 두고 플랜이 짜있었기 때문이죠.
구단은 릅신의 연장계약동안 달리는 것으로 맞춰져 있었기에 샐러리와 픽의 유동성이 부족했고,
심지어 웨이드는 릅신과의 재계약을 위해 300만달러가 넘는 돈을 감봉했었죠.

릅신이 그의 재능을 오하이오 주로 가져가기로 결정한 후
라일리는 책 속에서 댄 길버트가 클리블랜드를 떠난 제임스를 향해 쓴 2010년 편지
I PERSONALLY GUARANTEE THAT THE CLEVELAND CAVALIERS WILL WIN AN NBA CHAMPIONSHIP
BEFORE THE SELF-TITLED FORMER KING WINS ONE
(저는 저 오만한 前 왕이 한 개의 반지라도 얻기 전 캐벌리어스가 NBA 챔피언십을 차지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를 언급하며 본인도 거의 비슷한 일을 저지를 뻔했다고 언급합니다.

그리고 책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자신이 그런 멍청한 짓을 저지르기 전에 지인이 말려줘서 다행이라고 얘기합니다.
크크.



이후 릅신은 이름을 밝힐 수는 없지만
자신이 신뢰했었던 히트 소속의 일부 사람들이
자신이 멍청한 결정을 내렸다며 비난했다고 주장합니다.
그리고 그런 비난을 원동력삼아 우승했다고 얘기합니다.
이제 감정의 골이 점점 깊어지기 시작합니다.

그런 비난을 한 사람이 누구인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어떤 사람들은 어깨빵을 근거로 삼아 그런 비난을 한 사람이 스포엘스트라 감독이라는 주장을 하곤 합니다.
스포감독은 말도 안되는 이야기다 라며 일축합니다.
저 역시 평소 인터뷰를 보았을 때 스포 감독이 그런 일을 했을리는 없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재미있는 건 라일리는 클블에서의 우승만이 널 자유롭게 할 거다 라는 문자를 보내주었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릅신의 답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이스픈 기자인 맥뮬란은 둘 모두 거짓말을 한다며
2018년 당시까지도 서로의 교류가 없었다고 주장합니다.
머리가 아프기 시작합니다.

진실은 저 너머 어딘가에...




아무튼 이후의 히트는 여러분이 아시는 그대로 입니다.
르브론이 떠난 상태에서 대비가 안 된 상황을 맞이하게 된 히트는 1라픽 2장을 사용해
고란 드라기치를 서둘러 영입했고 패닉바이라는 참담한 평가를 받게 됩니다.
혈전이 재발한 보쉬가 결장하게 되었고, 플옵 탈락의 결과를 맞이하게 됩니다.

(이 시절 많은 언론들이 히트의 시대는 이제 끝났고, 리빌딩을 빨리 그리고 오랫동안 해야한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계속 달려봅니다.
그런데 보쉬의 혈전이 재발했고, 이제는 선수생활 지속 자체가 불투명해집니다.
결국 2라운드 7차전까지 가는 경기끝에 토론토에 패배하게 되었죠.
어차피 샐러리 유동성은 막혀있었고, 프랜차이즈 스타를 팽하는 막장운영을 합니다.

웨이드는 떠났다 돌아왔으며, 화싸 / 디온 / 제존 / 타존 / 올리닉 등을
차례로 계약하며 때론 ESPN의 조롱감이 되기도 했고, 때론 칭찬을 들으며 꼬라박습니다.

KD와 헤이워드가 이 팀을 거부했지만
드래프트와 계약으로 히로 던컨 뱀을 건져냈고
버틀러의 합류로 리빌딩이 드디어 끝났네요.

릅신이 떠나간 지 6년만에 다시 컨텐더로 복귀한 셈입니다.


사실 히트라는 팀을 오랫동안 응원해온 팬 입장으로서
릅신에 대한 감정은 좀 복잡미묘합니다.

릅신이 웨이드처럼 저렴한 계약으로 희생해 준것도 아니었고,
로얄티를 보여준것도 아니었지만 또 즐거움도 주며 혼자 개고생 한것도 사실이거든요.
지나고 나서 보니 조금만 더 배려를 보여줬었으면 이라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그랬으면 구단이 좀 더 잘 대처할 수 있지 않았을까...

물론 그랬으면 까와 빠를 동시에 미치게 하는 느바 최고의 이슈메이커 릅신이 아니겠지만요.
간단히 써보려 했는데 글이 엄청 길어졌군요.

이미 다 아는 얘기였는데 제 부족한 검색 실력때문에 다 아는 얘길 반복한 건 아닌가 싶네요.

아무튼 이런 일이 있었고, 히트를 응원하는 팬들이 우승을 시켜준 고마움도 모르고,
배은망덕하게 싫어하다 라는 의견의 반박에 근거가 있다는 걸 알리려고 쓴 글인데
이렇게 길어질지 몰랐네요.

이제 파이널도 고작 3경기 남았네요.

다들 마지막까지 즐거운 NBA 관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선수들 모두 부상없이 잘 마쳤으면 좋겠고, 애정의 릅신도 다치지 말고 커리어 마무리 잘 했으면 좋겠네요.

우승반지는 더 끼지말고... 뱀이랑 히로 버틀러도 하나 껴야 하지 않겠니 ...



PS : 의식의 흐름대로 글을 쓰다보니 글이 좀 중구난방에다 틀린 내용도 많이 나왔군요. 죄송합니다.
       KUNKUN님을 비롯해 지적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수정해야 되는데 술이 꽐라가 되고 벌써 많은 분들이 읽으셔서
나중에 수정을 하던지 지우던지 하겠습니다.
       똥글을 재밌게 읽어주신 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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