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이번 브라질전 섭외과정 뒷이야기
토그자으 작성일 06-05 조회 4,082
-브라질 섭외 과정은.
“2년 전에, FIFA(국제축구연맹) 캘린더에 2022년 6월에 A매치 4경기 일정이 잡혀 있는 걸 봤다. 2002년 한일 월드컵 20주년을 생각해 준비에 들어갔다. 브라질-아르헨티나-포르투갈-벨기에 등 4개국을 타깃으로 삼고 직·간접적으로 접촉했다. 각 축구협회의 회장과 감독의 성향 등을 네트워크를 동원해 파악했다. 4개국의 월드컵 예선 결과를 모니터링한 결과 포르투갈은 순위가 위태위태해, 남미예선에서 순항 중인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를 1, 2순위로 삼았다. 그런데 재미있는 정보를 들었다.”
-어떤 정보인가.
“10년 넘게 일한 파트너를 통해 2022년 6월11일에 호주 멜버른에서 브라질-아르헨티나가 ‘수퍼 클라시코’ 경기를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한국~호주가 10시간 거리인데, ‘그럼 한국에 네이마르(브라질)와 메시(아르헨티나)를 데려올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실제로 접촉했더니 브라질과 아르헨티나가 관심을 보였다.”
-브라질 대전료는 얼마인가.
“계약상 외부로 발설을 못한다. 2013년 브라질을 데려왔을 때랑 금전적인 조건이 동일하다고만 말씀드리겠다. 비즈니스 항공권을 포함한 금액이다. 브라질 측에서는 ‘10년이 다 되어가는데 왜 금액이 똑같냐’고 했다. 난 ‘코로나19 여파로 예산이 한정적이다. 또 브라질은 2002년 월드컵 우승국 아닌가. 20주년을 축하해 달라’는 명분으로 설득했다.”
한국은 2013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과 평가전 대전료로 약 200만 달러(25억원·추정치) 정도를 지불했다. 9년 만에 열린 브라질전에는 6만5000여명이 입장했다. 입장권 평균을 10만원만 잡아도 65억원의 수입을 올린 셈이니 ‘대박’을 친 거다.
-네이마르가 경기 전날 훈련 도중 다쳤다.
“D-1 공식 훈련장을 갔는데 내 눈앞에서 네이마르가 발을 붙잡고 주저 앉았다. 나중에 올린 사진을 보니 실제로 발등이 부었더라. 우선 네이마르는 ‘45분 이상 출전’ 조항이 있었다. 예외 조건은 부상이었다. 그런데 내가 대한축구협회 몰래 의무 조건을 하나 더 걸었다. [‘만약 네이마르가 한국에서 못 뛰면 6일 도쿄에서 열릴 브라질-일본전도 뛰지 않는다’는 조항이었다.] 브라질 측에서 ‘What?(뭐?)’이라며 기겁했다. 이게 제일 마지막 협상이었는데, 결국 방한 2주 전에 계약서에 사인했다. 아마 일본 측은 저 조항이 있는지 모를 거다.”
-그 조건을 건 이유는.
“2019년 유벤투스 방한 경기를 통해 얻은 교훈이다. 당시 호날두도 결장시 위약금이 있었지만 페널티 예외 조건으로 ‘부상’만 걸었다고 들었다. 난 브라질 측에 ‘한국 팬들에게 네이마르는 절대적인 존재다. 네이마르 보려고 온 팬들이 못 본다면 그 실망감은 보상이 안된다. 또 한국팬들은 ‘호날두 사태’로 민감하다. 우리가 원하는 조건은 심플하게 하나다. ‘한국전 못 뛰면 일본전도 뛰지마’. 일종의 장치였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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